하반기 글로벌 경제 회복 기대…기업들도 내수활성화 적극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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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그리스 사태, 엔과 유로화 약세 등 대외 변수에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분기째 0%대 성장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하반기 과제와 내수 활성화를 위한 주요 기업들의 방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GDP 성장률은 1분기 0.8%, 2분기 0.3%로 1.1%에 그쳤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 국장은 "2분기 성장률이 이렇게까지 낮아진 것은 메르스, 가뭄의 영향이 상당부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전망한 올 성장률 2.8% 달성 여부도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올 하반기 GDP 성장률은 전기대비 +1.0% 내외의 성장 경로를 그리면서 올해 2.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민간소비지출 부문은 메르스 충격이 해소되겠지만,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낮은 신뢰는 소비 확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 때문에 글로벌 수요 개선도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경제는 하반기 들어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미국이 다시 세계 경기 개선 흐름을 주도하는 가운데 주요국의 통화완화적 정책 스탠스가 유지되는 이번 하반기만큼은 세계 성장률의 완만한 회복 흐름을 기대해 봐도 무방하다는 판단이다.

    한정숙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가 출구전략에 있어 속도조절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을 필두로, 성장 부진에 대한 고민 역시 주요 선진국은 물론이고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에게도 성장 위주의 정책적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며 "국내 경제는 가계 및 고용부문의 구조적 한계가 여전한 가운데 특히 G2의 차별화된 행보와 원화 환율 변수 등에 따른 대외 경쟁력 약화가 성장 전망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반기 중국 경제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최근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당초 예상치를 상회한 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김정호 KB투자증권 선임 연구원은 "중국 인민은행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통화량 증대 및 투자확대가 나타나지 않아 부양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는 모습이지만, 최근 통화량의 부침은 정책효과보다는 '그림자금융' 구조조정에 의한 영향이 크다"며 "향후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기준금리 인하 및 예대율 폐지로 은행권 대출여력이 상승하면서 선순환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대기업그룹들도 내수 활성화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에서는 납품 대금 현금결제, 대금지급 주기 단축 등을 통해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의 납품 대금 현금결제 비율을 100%로 유지하는 동시에 대금지급 주기를 종전 월 2회에서 월 4회로 확대해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딜러 및 고객초청 행사와 우수 사원 한국 연수 등 해외 현지 임직원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를 7~11월 집중적으로 국내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내수진작 및 외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이 재개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가 주관하는 50여개국 우수 정비사 월드스킬올림픽, 30여개국 고객만족(CS) 담당자 세미나, 기아차가 주관하는 30여개국 우수 고객 초청 행사, 전 세계 주요 대리점 사후관리(AS) 책임자회의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8일 신동빈 회장이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능력을 키워달라"고 주문한 데 이어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이 지난 15일 임원 7명과 함께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했다. 핵심 내용은 하반기 매출 실적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롯데는 과감한 투자 확대로 경기 불황을 극복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올 하반기에 러시아 모스크바 복합쇼핑몰 '아트리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복합 쇼핑몰 '스나얀시티' 등의 인수를 추진키로 했다.

    한편 삼성과 현대차 등을 포함한 국내 30대 그룹 사장단은 지난 9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경제난 극복을 위한 기업인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30대 그룹은 내수 회복을 위해 투자·고용 정상적 집행, 국내 여행가기 캠페인, 전통시장 살리기 등 다양한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