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내 가장 높은 주가, 최저점 대비 2배 가량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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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금융이 KDB대우증권(이하 대우증권)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흥행을 위한 분위기 형성이 이뤄지고 있지만, 높아진 대우증권 주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이 본격적으로 대우증권 인수 의사를 드러내고 있지만, 가격을 좌우할 주가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KB금융은 최근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자회사인 LIG투자증권의 지분 82.35%를 처분하기로 했다. 기존 KB투자증권과의 합병 시너지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그동안 KB의 대우증권 인수설을 더욱 확실하게 보여주는 반증이다. 불필요한 LIG투자증권을 팔고, 곧 매물로 나올 대우증권을 인수해 증권업계 판세를 한번에 뒤집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KB금융이 대우증권 매각이 구체적으로 진행되면 인수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가격이다. 통상적으로 M&A에 있어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이다.


    최근 금호산업 채권단이 금호산업의 매각 가격에 대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90% 붙여서 1218억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경우는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금호산업 가격에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이와 달리 대우증권은 주가가 변수다.


    대우증권 주가는 지난 24일 종가 기준으로 15350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2분기부터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을 제외하고는 최근 3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321일에는 7950원으로 바닥을 찍기도 했다. 현재 주가의 거의 50% 수준이다. 하지만 실적 개선이 본격으로 가시화되면서 주가가 뛰기 시작했다. 불과 3개월여만에 약 40% 급등한 것이다.


    팔려고 하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최고의 매각 타이밍이기도 하다. 대우증권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고,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우증권을 사고 싶은 인수 후보들에게 있어 높은 주가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증권 주식 140481383(43%)를 주가로 환산하면 21563억원(24일 종가 기준)에 이른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더하면 가격은 29000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최근 3년 내 평균 1만원대 안팎을 맴돌던 대우증권 주가를 감안하면 KB 입장에서는 괜히 비싸게 주고 사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내부적으로 굳이 주가가 오른 지금 대우증권을 인수해야 되는 지에 대한 회의론이 나올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향후 비싸게 인수한 것에 대한 배임 추궁도 가능하다. 신중하게 접근할 이유가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KB금융 이외에 국내에서는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자금과 시너지를 갖춘 곳이 없다”며 “그런 상황에서 최근 3년 내에 가장 오른 주가를 기준으로 인수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쟁 구도와 주가 추이를 봐가면서 느긋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현재 대우증권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KB금융 이외에 신한금융,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의 지주회사), 중국의 시틱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신한금융과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사업 및 인력에 대한 중복으로 인수 시너지가 낮아, 인수전에 참여하더라도 마지막까지 완주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다. 중국의 시틱그룹도 현재까지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수준이다.


    KB 노조에서도 대우증권 인수에는 긍정적이지만, 가격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KB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KB가 금융지주임에도 불구하고 비은행권 비중이 너무 낮다”며 “대우증권을 인수하면 비은행권 비중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대우증권을 적정한 가격에 인수하는 것은 괜찮다”며 “문제는 가격인데, 대우증권이 주인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굳이 비싸게 사면 안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