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영업이익 2440억.. 전년 대비 60% 감소VC 본부 매출 18% 증가.. 올레드TV 판매 150% 성장
  • ▲ ⓒ뉴데일리경제DB.
    ▲ ⓒ뉴데일리경제DB.


    LG전자가 지난 2분기 동안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주무기로 삼고 있는 스마트폰과 생활가전이 기대만큼 힘을 못 쓰면서 실적을 끌어내렸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LG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올레드 TV와 자동차 부품 사업이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적 발표 하루 전 날 LG전자 고위직 임원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3분기부터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심감을 시장에 드러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9일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13조9256억원, 영업이익 24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60% 감소한 규모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0.5%, 영업이익은 20%씩 떨어졌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 사업본부의 실적 악화가 뼈아팠다.

    HE 사업본부는 이 기간 동안 827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맛봤다. 4조원에 육박하는 3조9348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정작 지갑에 들어오는 돈은 없었던 셈이다. 이는 시장 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과 환율 악재를 뚫어내지 못한 결과다.

    MC사업본부가 맡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도 야심작 G4가 나름 선방했지만 마케팅 비용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나는 바람에 전체 수익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LG전자는 올 2분기에 14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이 가운데 G4를 포함한 LTE스마트폰 판매량은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0년 이래 분기 기준 역대 최다인 810만대를 기록했다. 최초로 800만대 벽을 뚫은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을 떠돌고 있는 이른바 'G4 실패론'이 완전히 불식될 전망이다.

    다만 MC사업본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또는 올 1분기와 비교해 모두 하락했다. 마케팅 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그나마 생활가전을 책임지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는 준수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LG전자가 '가전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지킨 것이다.

    H&A 사업본부는 올해 2분기 매출 4조4853억원, 영업이익 2918억원을 수확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다. 올 1분기보다도 6% 성장했다. 북미와 인도 시장 판매 호조에 힘입어 이 같은 상승 곡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LG전자는 이번 보릿고개만 넘으면 된다.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양대 산맥' 올레드 TV와 자동차 부품 사업이 나란히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실적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날이 머지 않은 셈이다.

    LG전자의 막내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는 올 2분 4508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거뒀다. 지난 1분기에 비해 18% 커진 수치다.

    지난 2013년 7월 공식 출범한 VC 사업본부는 그동안 자동차 전장부품과 관련한 '기업 대 기업간 거래(비투비)'를 핵심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이처럼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와 폴크스바겐, 미국 GM, 인도 타타그룹 등 이미 다수 고객사를 확보한 상태다.

    현재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하는 단계여서 아직까진 영업이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고객사와의 장기 공급계약 건수를 늘려가는 등 덩치를 가파르게 키우고 있다.

    차세대 TV로 알려진 'LG 올레드 TV'도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올레드 TV 상반기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올레드 TV 최고 사양인 '울트라 올레드 TV'의 경우 월 평균 성장률이 150%를 웃돌 만큼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과 6월에는 울트라 올레드 TV의 판매량이 올레드 TV 전체 판매량의 25%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세가 가파르다.

    LG전자가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올해드 TV 모델 숫자를 최근 2배로 확대하는 등 판매량 늘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분기 실적 발표 당일 바닥을 치던 LG전자가 주가가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점도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LG전자 속사정을 휜히 꿰뚫고 있는 해외영업부 소속 임원(부사장)이 73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난 28일 매입했다. 고위직 임원의 자사주 매입은 실적 반등에 강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게 증권가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29일 오후 3시 현재 LG전자 주식은 전일 대비 750원(1.74%) 오른 4만38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