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데계열사 37곳 중 상장 기업 단 한 곳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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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통 공룡' 롯데그룹의 기업 지배구조는 베일 속에 감춰져 있다. 우리나라 재계 서열 5위로 연매출 83조원에 이르는 대기업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특히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아들인 신동주, 신동빈 형제가 그룹 경영권을 두고 진흙탕 싸움에 돌입하면서 그 민낯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롯데그룹의 최대주주인 일본 광윤사의 경우, 지분 구조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한국롯데의 지주사인 호텔 롯데는 2013년 공모사채 발행을 시도하다가, 금융당국이 일본 측 지배구조 자료를 요구하자 '없던 일로' 취소해버렸다.

    롯데그룹의 폐쇄식 기업 운영은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지난 2006년 신동빈 롯데 회장은 롯데쇼핑을 상장하기 위해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보고하자, 신격호 회장은 이를 내켜하지 않았다고 한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기업 공개를 꺼려하는 경영 방식은 일본에서는 더욱 두드러진다. 2013년 기준,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37곳 중 상장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을 정도이다.

    신동빈 롯데회장이 맡아온 한국 롯데그룹에는 상장 계열사가 9개이다.

    이번 파문을 계기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밀실 경영'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27일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주요 임직원 10여명을 불러 손가락으로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6명의 이름을 지목, 해임했다.

    등기이사 등을 해임하기 위한 이사회 절차들은 모두 생략됐다. 지금껏 롯데그룹 인사는 법적 절차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손짓' 하나로 이뤄져 왔다는 점도 새롭게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이 보유한 전체 그룹 주식은 0.05%에 불과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롯데 일가의 주식을 모두 합쳐도 지분율이 2.41%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