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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80'을 지난해 말 구입한 A씨는 산뜻한 출근길이나 홀가분한 퇴근길이 돼야 하는데 늘 유쾌하지 않다. 운전석에 앉아 센터페시아 화면에 나오는 깨진 한글만 보면 기분이 상하고 만다. 듣고 싶은 음악 선곡때 깨져서 나타나는 알쏠달쏭한 문자 표시에 엉뚱한 터치를 하기 일쑤다. 볼보자동차코리아측에 항의했지만 수리 불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 디젤 바람을 주도하고 있는 볼보가 국내에는 품질이 부적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장착하는 바람에 비싼 가격을 치르고 차를 구입한 국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첨단 인포 시스템이 적용되는 수입차가 대세지만 포드나 볼보 등 일부 브랜드에 한글이 표시되지 않기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차코리아가 제공하는 인포 시스템이 한글 지원자체가 안돼는 것은 물론 사후 업그레이드도 불가능한 제품 판매를 강행해 국내 운전자들이 AS를 제대로 받을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볼보측이 최근 출시한 2016년형 모델부터 한글 지원이 가능한 센서스 컨넥트를 도입해 문제를 해결했지만, 기존 모델에 대해서는 차량에 대한 시정이 불가하다는 입장만 고수하면서 해당 차량 소유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해당 국가의 언어를 지원하면서도 국내 판매용 차량만 한글지원이 되지 않는 현상을 이해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한글을 지원 하지 않는 수입차 업체는 포드코리아와 포르쉐 그리고 볼보자동차가 거론된다. 한글 먹통으로 애를 먹였던 포드의 경우 국내 소비자의 집단 대응에 손을 든 상태다.
볼보자동차 동호회 신 모씨는 "2016년형 이전 버전의 인포 사용자들에게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불편을 감수하라는 것은 역차별이고 팔면 끝이라는 배짱"이라고 성토하면서 "독일 브랜드의 경우 한글지원이 되지 않았지만 이후 업체 부담으로 하드웨어를 교체해 문제를 해결해 준 것으로 안다"며 볼보의 무성의한 대응을 지적했다.
사태가 확산되면서 볼보자동차가 한글 지원이 가능한 신형 센서스 시스템을 이미 개발해 판매하고 있었는데도 볼보자동차코리아가 구형 시스템을 알고도 들여와 팔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16년형 출시 이전 국내에서 판매된 볼보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센서스 3.0버전이다. 3.0 버전은 2012년부터 볼보자동차에 장착이 됐고 중국과 일본 등에서는 해당 국가의 언어가 표시됐지만 한글은 제외됐다.
최근 투입된 2016년형 모델에 장착된 신형 센서스 컨넥트는 2014년 1월 개발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시스템을 장착한 모델들은 우리보다 앞서 유럽 일부 국가에 판매가 됐고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한글이 지원돼지만, 국내에서는 지원이 되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볼보를 구입한 국내 소비자들은 "2014년부터 한글이 지원되는 센서스 컨넥트가 개발됐지만 볼보자동차코리아는 구 버전을 수입해서 팔았다"며 "이는 분명한 역차별이자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는 주장이다. 구 버전 센서스 탑재 차량도 한글 표시가 가능하도록 해결책을 내 놔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 볼보자동차코리아 측은 새로운 프로그램과 달리 구 버전은 업데이트 등의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본사의 답변을 받았다는 입장으로 일관, 기존 차량의 한글 업그레이드를 사실상 해줄 수 없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볼보 소유자들과 회사측이 접점을 첮자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차량 운전자들이 동호회를 중심으로 집단 대응에 나선다는 움직임이어서 향후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