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키움증권, 기부금 반토막 이상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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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호황에 힘입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기부금을 늘리며 훈훈한 나눔을 실천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약 18억원을 기부해 가장 실질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했다. 현대증권과 키움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부금을 크게 줄여 업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0일 금감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개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상반기 기부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미래에셋증권이 18억2700만원으로 기부왕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4억3000만원)보다 27.8% 증가한 금액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8.4% 증가한 125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익이 늘어난 만큼 직접적인 기부에 동참한 것이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 기준으로 업계 6위 규모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에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납부해 '빅5' 대형 증권사들을 따돌리고 이른바 가장 '착한 증권사'가 됐다.

     

    삼성증권은 기부금 11억3800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5억900만원에 비해 2배 이상 기부금이 늘어났다. KDB대우증권은 11억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한 기부를 실천했다.

     

    이처럼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KDB대우증권은 10억원 이상의 기부로, 타 증권사들에 비해 통 큰 선행을 베풀었다.

     

    하나대투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2억500만원을 상반기에 기부했다. 유진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각각 지난해 상반기보다 두 배 가량 증가한 3억2500만원, 3억2700만원을 기부금으로 납부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올 상반기 뚜렷한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기부금이 증가한 반면 일부 증권사들은 오히려 감소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35억7400만원에서 올 상반기에는 2억8800만원으로 10분의 1이상이 쪼그라들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는 사내복지기금 30억원이 기부금에 포함돼 상대적으로 많아 보였던 것”이라며 “올해는 하반기에 예정된 사회공헌활동이 많기 때문에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역시 지난해 상반기 5억900만원에서 올 상반기에는 1억3200만원으로 약 75% 삭감됐다. 현대증권은 상반기에 매출액 1조8744억원, 영업이익 1980억원, 당기순이익 170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7.3%, 1980.0%, 2584.8% 급증한 수치이다. 하지만 기부금 출현에는 아주 인색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기부금을 비롯한 사회공헌활동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실질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연간으로 평가해달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상반기 기부금은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한 1억6100만원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메르스 여파가 일부 영향을 끼쳤다”며 “하반기에 더욱 집중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동참할 것”이라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4억3000만원에서 2억1600만원으로 기부금이 반토막 났다.

     

    교보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가량 줄어든 5200만원을 상반기에 기부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하반기에 창립기념일에 맞춰 후원이 있을 예정이어서 연간으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은 31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감소했다. 메르스 여파로 예정됐던 봉사활동에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라 회사 측은 설명했다.

     

    KTB투자증권도 57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줄었다. 회사 측은 임직원들이 메칭 그랜트 방식으로 기부금을 납부하는 데, 상반기에 임직원 수가 감소하면서 기부금도 소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HMC투자증권은 상반기 기부금이 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증가했다. 임직원 수가 적기 때문에 금액적으로는 작아 보인다. 하지만 임직원의 급여끝전기부금을 포함하면 올 상반기에는 1786만원에 이른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올해부터는 직접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메리츠종금증권도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증가했지만, 규모가 미미하다. 회사 관계자는 “직접적인 기부 방식 보다는 다양한 형식의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메리츠참사랑봉사단은 2007년 이후 매년 3000만원을 기부하고 있지만, 재무제표에는 포함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봉사단은 지난해 3월에는 대한민국 행복나눔 사회공헌대상에서 금융감독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4800만원에서 8900만원으로 2배 가깝게 증가했지만, 역시 소액에 불과하다.  SK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0원이던 기부금이 올해 상반기에는 5800만원으로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외비용이 지난해 상반기 36억3900만원에서 올 상반기에는 26억7400만원으로 줄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영업외비용에서 구체적인 기부금 규모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2014년 연간으로는 8억4700만원을 기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