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최경환 등 증인 채택 공방... 한국사 국정화도 이슈
  • ▲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지만 첫 날부터 파행이 잇따랐다ⓒ연합뉴스
    ▲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지만 첫 날부터 파행이 잇따랐다ⓒ연합뉴스

     

  • ▲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지만 첫 날부터 파행이 잇따랐다ⓒ연합뉴스

    막이 오른 '국감극장'이 첫 날부터 아수라장이 됐다. 상임위원회 별 상영관 마다 갖가지 이유로 필름이 끊겨 감사가 파행을 거듭했다.

    스타트는 정무위원회가 끊었다. 10일 오전 11시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조정실 및 국무총리비서실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시작했지만 10여 분만에 '감사 중지'가 선언됐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증인출석 일자가 발목을 잡았다.

    17일 공정위 국감때 부르자는 야당과 다음달 6일에 열리는 종합감사 때 한번만 소환하자는 여당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 7일 불거진 강기정 의원과 김용태 의원, 정우택 위원장 간의 고성 사과논란까지 겹치면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우여곡절끝에 17일에 열릴 공정위 국감때 신동빈 회장을 부르기로 하고 파행 당사자인 강 의원 등이 유감을 표명하면서 감사는 40여분만에 속개됐다.

  • ▲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지만 첫 날부터 파행이 잇따랐다ⓒ연합뉴스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 서영주 한국조선플랜트협회 부회장 등 증인들을 잔뜩 불러놓은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엉뚱하게도 1년전 논란을 되풀이하며 삐걱거렸다.

    야댱은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부실자료 제출과 최경환 부총리 증인출석 무산을 꼬투리삼아 공세를 시작했다. 윤상직 장관에 대한 사과요구까지 더해지면서 파행우려를 낳았지만 "해외자원개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에너지 공기업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다"는 윤 장관의 유감성 해명을 듣고서야 일정이 진행됐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한국사 국정화'를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여야 의원들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이 이어지면서 교육부의 업무보고도 진행되지 못한 채 정회와 속개가 반복됐다. 특히 야당의원들이 교육부가 준비한 업무보고 자료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법사위도 시작부터 신동빈 회장소환 문제를 두고 격돌이 벌어졌다. 과천 법무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임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상법은 법사위 고유법안이고 여러 의원들이 재벌개혁에 대한 상법 개정안을 낸 상태"라며 "작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재벌 책임자 불러 내막과 의혹에 대해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반박에 나섰다. 김 의원은 "상법 지배구조 등 정책적인 걸 재벌 총수를 불러 물어 볼 필요있나"라며 "사형폐지문제에 대해 당사자인 사형수 유영철 오원춘을 부르자는 거랑 다를 게 없다"고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논란이 계속되자 이상민 법사위원장이 "오늘 부를 순 없으나 향후 교섭단체 협의로 부를 수도  있다"며 이후 일정에 소환이 가능하다는 여지를 두는 식으로 마무리했다.

     

  • ▲ 산더미처럼 쌓인 국정감사 자료들ⓒ연합뉴스
    ▲ 산더미처럼 쌓인 국정감사 자료들ⓒ연합뉴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는 심학봉 의원 제명을 놓고 시끌했다. 우상호 의원 등 야당은 "오늘 미방위 소속인 심 의원은 국감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정상적인 국회의원 활동을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역 국회의원이 성폭행 사건에 휩싸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빠른 제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은 "심 의원 사건은 일반 국민 입장으로, 여성의 입장으로서도 안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해 소지가 있다"며 "윤리위가 시간을 끄는게 아니라 제명 절차를 위한 과정에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윤리특위는 오는 16일 징계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어 심 의원 징계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행정자치부 국감은 정종섭 장관의 '총선 필승' 건배사로 파행됐다. 야당의 정청래 안행위 간사는 장관의 보고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정 장관의 건배사 발언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로 국정감사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면서 국감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앞서 정 장관은 새누리당 만찬에서의 건배사와 관련된 논란은 자신의 부덕의 소치라고 사과하며 업무보고를 시작했지만 야당의 공세에 난감해 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례적으로 행자부 국감을 찾아 소속의원들을 독려했다. 야당은 새누리당 의원연찬회에서 "총선 일정에 도움"을 언급한 최경환 부총리까지 싸잡아 비난하며 두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14일 제출하겠다고 밝히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문형표·최원영·김진수 비서관 다 나오라"는 야당 의원들의 증인출석 요구에 보건복지위원회도 순탄치 않았다. 국감에 앞서 오전 긴급 상임위원회를 열어 증인 출석을 논의했지만 평행선을 달렸다.

    야당은 메르스 사태에 대한 국정감사를 위해서는 전 문형표 복지부 장관, 최원영 전 고용복지수석, 김진수 청와대 비서관의 증인출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반면 여당은 이미 국회 메르스 특별위원회 개최를 통해 복지부의 메르스 사태 초기 대응문제를 밝힐 만큼 밝혔다며, 장관이 책임지고 물러났고 지금은 방역체계의 개선을 두고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시각차를 보였다.

    복지위는 결국 잠시 정회했다가 추후 증인 채택 협상을 이어간다는 전제 하에 국감을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김영란법'이 도마에 올랐다. 다른 상임위와 달리 여당 의원들이 농식품부 장관을 상대로 공세를 폈다.

    김종태 의원은 "추석 때 내가 장관에게 상주 곶감을 보내면 뇌물이냐, 아니냐"고 물으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인 '김영란법'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내 농·축·수산물 전체 생산량의 40%가 명절 선물로 소비되는 상황에서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까지 포함될 경우 농어가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장관의 입장표명을 거듭 채근했다.

    머뭇거리는 이동필 장관에게 김 의원은 "국회의원이 법 잘못 만들어놓고 정부 곤혹스럽게 하는거 국회로서 죄송스럽다"며 "(그럼에도 김영란법을) 고치지 않으면 농촌이 붕괴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