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장관 8일 사업 승인… 환경단체 반발로 사업추진과정서 진통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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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관광산업 발전과 노약자·장애인에 대한 탐방 편의 제공,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케이블카 사업이 필요하다는 태도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안건 심의와 의결 과정에서 절차의 위법성과 내용의 부실이 확인되고 있다며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주 환노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졸속으로 승인한 건 아닌지 검증하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립공원위원회가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7가지 부대조건을 달아 의결하는 과정에서 절차의 위법성과 내용 부실이 확인되고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해당 안건과 관련 없는 해수부 위원이 안건 심의와 표결에 참여하고 △회의 개최 3일 전 심의자료 전달 규정을 어기고 당일 민간전문위원 검토보고서 등 중요 자료를 제출했으며 △경제성 검토만 하고 사회적 비용편익분석은 외부전문기관 검증을 받지 않은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립공원위원회가 절차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회의를 열고 그나마도 반대를 무릅쓰고 무기명 비밀투표로 결정한 것은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며 "내용면에서도 스스로 만든 엄격한 케이블카 사업 검토기준에 대부분 조건을 걸어야 할 만큼 당당하지도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국립공원위원회 가이드라인은 국립공원의 자연보전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인데 환경성·공익성 등 12개 주요 검토기준 중 7가지나 부대조건을 걸었다는 것은 그만큼 내용이 부실하다는 방증"이라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4대강 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그래도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하기는 했다"며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4대강 사업보다도 못한 절차적 부실과 불법성이 있는 만큼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같은 당 은수미 의원은 "양양군과 케이블카 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의 산양 생태조사 결과가 다르다"며 "범대위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모든 구간이 산양 서식지"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이번 사업은 산으로 간 4대강, 즉 4대산 사업"이라며 "두 차례 부결했다가 지난해 8월 대통령 말 한마디에 일사천리로 승인된 것은 환경부가 심의기관에서 사업자로 변신한 탓이며 스스로 존재 이유를 부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사업 보고서는 건설 인력 110명의 인건비를 월급 7만원으로 계산했다"며 "이런 엉터리 보고서를 근거로 심의한 환경부는 환경파괴부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질타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환경부의 개발 방침을 옹호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은 "아예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옳지 않고 생산적이지도 않다"며 "구체적인 실시 설계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은 "설악산 케이블카는 오히려 수백만명이 산을 밟고 지나가는 환경 파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자스민 의원은 "설악 케이블카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장애인, 노약자의 등반과 관광을 돕는 효과가 있다"며 "다만 문제점에 대한 주장을 잘 살펴서 공사와 운영과정에서 환경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게 신경 써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이날 질의·응답 과정에서 케이블카 사업안을 최근 결재했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윤 장관은 지난 8일 사업안을 승인했다.
양양군의 기본·실시 설계,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공원사업 시행 허가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환경단체들은 환경부 장관이 사업안을 확정하면 행정소송을 내고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사업 추진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