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동참하지 않은 금융계열사 등 '눈치보기 중'일부 금융계선"노블레스 오블리주 공감하지만 쉽게 결정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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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과 계열사 임원들이 청년채용을 위해 연봉을 자진반납하겠는 선언이 이어지면서 금융권 임원들의 상황이 가시방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KEB하나금융 등 지주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시작한 '연봉반납' 움직임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BNK·JB·DGB금융 등 지방지주사들도 동참했고, 은행장들도 자진반납키로 했다. 반면 나머지 금융사들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으며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 임금 반납 움직임은 지난 3일 윤종규 KB금융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3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임금 30%를 자진 반납하기로 결의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정부의 청년고용문제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3대 금융지주 외에도 우리은행의 이광구 행장이 임금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봉 반납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이에 따라 우리은행도 연봉 자진반납에 동참하는 등 임금 반납은 금융권에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비지주 계열사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그룹 계열사들은 모그룹과 의견을 먼저 조율해야 하는데다 동종 업계의 분위기 역시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업권 내에서 단독으로 움직이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 ▲ ⓒ픽사베이 제공
    ▲ ⓒ픽사베이 제공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은행계열 카드사가 움직이면 우리도 움직이는 게 관행이긴 하지만 추이를 좀 더 지켜보고 임금 반납 동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임금 반납의 궁극적인 목적은 청년 채용 늘리기인데 CEO 임금 반납 말고도 다른 형태로 청년 고용 늘리기를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이 고위직 임원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했던 손해보험 쪽도 마찬가지다. 


    당시 장 회장은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연봉을 반납해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취지는 좋다고 본다"며 보험사 임원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진전된 것은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임금 반납 취지가 좋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현재 동참할지, 안 할지 결정된 것은 없다"며 "분위기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