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선거구획정 등 현안 산적
  • ▲ 박주선 교문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신성범,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오른쪽)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박주선 교문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신성범,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오른쪽)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19대 국회 마지막 예산결산심사를 앞두고 정국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다가 선거구 획정, 총선용 예산 쟁탈전까지 겹치면서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급기야 1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예산안 상정을 위해 열렸지만 국정교과서 공방만 오가다 정회하고 말았다.


    ① 역사전쟁 vs. 예산전쟁?

    내년도 새해예산안 368조 논의를 앞두고 국회는 교과서에 발목이 잡혔다. 공식적으로 국회가 예비심사를 하기로 한 첫날이지만 예산안은 국회에서 보이지 않았다.

    앞서 새누리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당론으로 채택했고 새정치연합은 장외로 나가면서 '예산'은 일찌감치 뒷전으로 밀렸다.

    양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예산안 대신 역사교과서에 공방에 집중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오늘부터 예산안과 법안 심사가 시작된다"면서 "야당 측은 역사교과서와 입법 및 예산을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정치적 이슈를 볼모로 삼아 마땅히 국회가 해야할 일을 하지 않겠다는 정치태업으로 정말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교과서는 이념전쟁의 대상이 아니고, 미래세대에게 통일시대를 대비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시각을 심어주는 차원에서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야당은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지금처럼 좌편향된 기존 역사교과서로 학생들에게 계속 교육을 시키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문제가 된 좌편향 교과서 대목을 읽어내려가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도 정부 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움직임은 '색깔론'이라고 맞불을 놨다.
    문 대표는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다는 새누리당의 새빨간 거짓말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걸핏하면 색깔론을 내세우는 버릇을 고치고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비난했다.


    ② 먼 산 바라보는 선거구획정
    역사교과서 문제가 당 차원의 이념전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은 각당 의원들의 발을 동동 구르게 하고 있다. 특히 총선이 6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교착상태에 머무르는 형국이다.

    여야의 대립으로 선거구획정위는 13일을 시한으로 했던 획정안을 내지 못한 데다가 여야 지도부 협상도 지지부진하다. 획정위는 지역구 수를 현행대로 246개로 유지한다는 원칙만 고수하고 있을 뿐이다.


    ③ 예산 쟁탈전, 지역으로 '뭉쳐'
    물밑에서는 지역구에 사활을 건 의원들의 선심성 예산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무엇보다 지역 경기 활성화의 키(key)로 불리는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확보를 위해 각 지역별로 의원들이 똘똘 뭉치고 있다.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대구시와 대구지역 국회의원 보좌진들로 구성된 국비확보 태스크포스(TF)팀과 간담회가 열렸다. 2016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의를 앞두고 예산 심의과정에서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뜻에서다.

    이밖에 예산시즌을 앞두고 다른 지역에서도 시도군과 협력체제를 다지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한해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예산안 심사가 교과서발 이념전쟁과 국회의원들의 이해관계 등과 뒤엉키면서 올해도 결국 시간에 쫓기듯 처리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국회를 잠식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권은 지금 예산을 총대를 메고 진두지휘할 여력이 없다. 예산은 정해진 기간 내 꼭 처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완전히 손을 놓을 순 없다"면서 "교과서 등 여야 간 이견이 있는 부분을 제외한 다른 부분부터 논의해 나가지 않겠느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