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표중 675표 획득…현대건설 두배차 따돌려추가공사비 자체부담·한강조망 확대 등 조건 주효'래미안' 압구정3 등 강남권 사업지서 유리한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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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회장 입구에서 조합원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박정환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맞수 현대건설을 꺾고 '1조6000억원 대어'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한남4구역) 시공권을 손에 쥐었다. 이번 승리로 도시정비부문 왕좌에 올라선 삼성물산은 추후 진행될 압구정3구역 등 서울 강남권 도시정비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18일 직접 찾은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 임시총회 현장은 입구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임시총회 시작 한시간여 전부터 현장을 찾은 조합원들로 총회장 입구는 북새통을 이뤘다.사복경찰까지 현장 곳곳에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비속에 조합원들은 하나둘 총회 현장으로 들어섰다.총회장 입구에서 만난 한 조합원은 "삼성도 현대도 다 큰 건설사라 아직 마음을 결정하지 못했다"며 "이번 마지막 설명회에서 사업조건 등을 따져본 뒤 어느곳에 투표할 지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설명회에 앞서 단상 위에 오른 민병진 한남4구역 조합장은 "시공능력평가 1·2위 건설사들 답게 다른 현장에선 볼 수 없는 획기적인 사업조건을 제시했다"며 "어느 건설사가 선정되더라도 조합원에겐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 ▲ 총회장 내부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현장설명회는 기호 2번 현대건설, 1번 삼성물산 순으로 진행됐다.먼저 마이크를 잡은 이인기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은 "한남4구역은 3구역과 경계를 인접하고 있다"며 "동일 시공사가 시공해야 우회도로 문제나 면적·부지·토지지분 교환 등 복잡한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뒤이어 설명회를 진행한 삼성물산에선 김상국 주택개발사업본부장이 나섰다. 김 본부장은 "입찰했던 제안서와 상품조건을 모두 준수해 최고의 랜드마크 아파트로 보답하겠다"며 "단지 전체가 한강을 조망하고 투자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한남4구역에 래미안이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
- ▲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합동설명회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박정환 기자
현장설명회 후 조합원들의 의견은 팽팽히 갈렸다.한남동에 20년째 거주중이라고 밝힌 조합원 B씨는 "공사비와 금융혜택 면에선 현대건설이, 추가공사비 자체부담 등 조건은 삼성물산이 나아보인다"며 "일단 요즘 공사비가 계속 오른다는데 해당부분을 책임지겠다고 한 삼성물산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또다른 조합원 C씨는 "현대건설이 인근 한남3구역과 원활한 연계개발을 강조한 부분이 만족스러웠다"며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알겠지만 공사기간 단축을 약속한 것도 조합원들에게 유리한 조건"이라고 평가했다.총회 현장에서도 '어느 건설사가 유리한 것 같다'는 출처 불명의 '썰'만 떠돌았다.하지막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압도적인 삼성물산의 승리였다. -
- ▲ 현장 진행요원들이 투표함을 열고 있다. 사진=박정환 기자
삼성물산은 전체 조합원 1153명중 1026명이 참석한 투표에서 675표(65.9%)를 쓸어담았다. 현대건설은 335표를 확보하는데 그쳤고 16표는 기권 및 무효표였다.팽팽한 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업계 예상을 뒤엎고 2배차 압승을 거둔 것이다.오후 5시40분경 투표결과가 발표되자 총회장은 떠나갈듯한 함성소리로 가득찼다.삼성물산 관계자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 총회장 입구에 '한남 최고의 랜드마크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보이며 조합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총회 종료 후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남4구역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제안이 조합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약속했던 조건 그대로 최고의 아파트를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 ▲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조합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정환 기자
삼성물산에 투표했다고 밝힌 조합원 D씨는 "양사 모두 조건에 훌륭했지만 한강 조망권을 극대화한다고 약속한 삼성물산에 투표했다"며 "여태껏 단 한번의 공사중단도 없었다는 점도 선택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한남뉴타운중 사업성이 가장 좋은 한남4구역에서의 승리는 의미가 크다"며 "삼성물산 약진으로 현대건설 독주체제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한남4구역은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3층·51개동·2331가구 규모 아파트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불리며 총 공사비는 1조6000억원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