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건당 0.15%… 도입 국가 중 최고카드사 연간 부담 수수료 1300억원 이상수수료 마케팅·광고 등 사업 확장 활용소비자 정보 유출·해외 결제망 사용 비용 등도 우려무료 간편결제 업체와 형평성도 안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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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페이 도입설이 확산되면서 간편결제 생태계의 유료화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애플페이가 한국에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만큼, 이로 인해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르면 다음 달 부터 신한카드를 시작으로 KB카드 등과 애플페이 서비스를 제공·연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실화되면 현대카드 외 다른 카드사에 애플페이가 도입되는 것은 2023년 이후 약 2년 만이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관련 정보를 한 번 저장해두면 카드 인증이나 공인인증서 설치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쉽게 결제할 수 있어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비대면 결제가 보편화되면서 금융사뿐만 아니라 유통·배달 등 다양한 기업도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며 시장 성장세에 속도가 붙었다.

    애플페이는 지난 2023년 현대카드와 손잡고 국내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러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단말기 등 인프라 확충, 교통카드 연동, 수수료 문제 등으로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애플페이 확산으로 인해 그간 무료였던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수수료 유료화가 촉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국내 대표적인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는 수수료가 무료다. 

    그러나 애플페이의 경우 결제 1건당 카드사가 결제금액의 0.15%를 수수료로 납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0.03%와 비교할 경우 약 5배 높은 수준으로, 애플페이를 도입한 국가들 가운데 최고치에 속한다.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 고려하면 카드사가 연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는 약 13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수익성에 부담이 되는 요인인 만큼, 추후 소비자 혜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애플은 소비자와 카드사로부터 받은 수수료를 통해 마케팅, 광고 등 국내 사업 확장에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 결제 정보 데이터가 미국 기업 손에 넘어가는 것은 물론 해외 결제망 사용으로 추가적인 비용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애플페이는 국내에서 결제 시 이미 구축된 국내 결제규격이 아닌 비자·마스터카드 등의 해외 결제규격을 사용한다. 국내에서 비자·마스터 지원되는 카드를 사용할 경우, 해당 브랜드 사용 수수료와 함께 결제 인증에 필요한 토큰(Token) 발행 비용을 추가로 비자·마스터카드에 부담해야 한다. 즉,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사용에 따른 수수료를 애플과 비자·마스터카드 3곳에 지불하는 그림이다. 국내에서 결제하는 금액의 일정 부분이 해외 수익으로 직결되는만큼 국내 시장의 낙수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다른 업체들만 무료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면서 “최악의 경우 애플페이의 높은 수수료를 충당하고자 카드업계가 소비자 부가 혜택을 줄이는 것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