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한국금융지주 "추가 조달 필요하지만 건전성 무리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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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자산 30조원, 자기자본 4조2500억원의 KDB대우증권 새 주인 찾기가 2일 예비입찰을 마감으로 본격화된다.

     

    이미 출사표를 던진 KB금융지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한국금융지주 등 'BIG3'는 인수전 승리 시 곧바로 증권업계 1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


    문제는 이들의 자금동원 능력이다. 산업은행이 내놓은 대우증권 지분 43%에 대한 장부가는 1조6000억원 수준이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치면 매각가는 2조3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 인수전은 쟁쟁한 후보가 3곳이고, 여기에 외국계 자본 등이 가세할 가능성도 높아 두둑한 실탄과 함께 이를 집행할 수 있는 여력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미 산업은행 역시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매각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매각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3곳 모두 대우증권 인수가 어느 방향이든 '국내 자본시장과 금융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실제 인수 여력이 관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BIG3 중에서 가장 넉넉한 실탄을 확보하고 있는 곳으로는 KB금융이 꼽힌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KB금융의 자산규모는 317조원이며 총자본비율은 15.86%를 기록 중이다. 특히 자회사들로부터 지난해 받은 배당금만 5085억원이다. 신한금융투자는 KB금융지주의 자본여력이 3조5000억~4조1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과거 보여왔던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이번에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은 대우증권 인수를 위해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올해 6월 말 기준 2조4476억원인데 유상증자로 1조2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반면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확정 발행가액이 예정 발행가 대비 주당 4600원(16.75% 하락) 하락해 총 유증 금액이 1조원에 못 미치게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미래에셋캐피탈로부터 미래에셋생명 지분을 매입하며 3200억원을 썼고, 향후 미래에셋생명 자금지원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약 1조원이 조달되고, 현재 자기자본을 활용하면 1조원 이상의 차입이 가능하다"며 "필요할 경우 미래에셋금융그룹 차원에 지원도 가능해 대우증권 인수 자금 마련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가장 늦게 인수전 참여를 선언한 만큼 실탄마련과 관련한 세부 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인수주체가 한국금융지주가 아닌 한국투자증권이기 때문에 내부자금 활용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2조원 이상의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자체적으로도 쌓여있는 이익 잉여금도 많아 자금조달 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보유 현금은 1400억원, 매도 가능한 금융자산이 1조원 가량이다. 여기에 지주사가 각 계열사들에 빌려준 돈을 회수해 한국투자증권에 증자할 경우 자본력에서는 큰 우려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관건은 계획된 자금을 확실하게 조달할 수 있는지 여부를 보여주는 것이 인수전 승리를 위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자금 마련 방식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얼마나 많은 자금을 회사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확실히 투입할 수 있을지가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2일 오후 3시 대우증권 매각 예비입찰을 마감한다. 산업은행의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를 통해 본입찰 적격자로 선정된 곳은 예비실사를 거쳐 내달 초 본입찰에 참가하며 이후 실사와 가격협상 등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