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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노동조합이 우리사주조합 방식으로 내달 2일 대우증권 예비입찰에 참여한다.
종업원지주회사 체제로 인수전에 참여다는 방침(8월 발표)을 실제 추진하는 것으로 최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천문학적인 인수금액을 노조와 우리사주조합이 조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업계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행보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우증권 인수를 노리는 외국계 금융사들을 SI(전략적투자자)나 FI(재무적투자자)로 끌어올 경우 노조와 인수회사 모두 윈윈할 수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해외 금융사를 유치한다면 인수전은 또 다른 국면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이 지난 27일자로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장으로 선임돼 정식 임기에 들어갔다.
우리사주조합은 현재 국내 기관투자자는 물론 해외 SI후보군들에게 티저레터를 보내 참여의사를 묻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이 목표로 하고 있는 확보 금액은 산업은행이 매각하는 대우증권 지분 43% 가운데 13% 가량, 약 6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 금액은 단순 장부가격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한 것으로 SI나 FI는 지분 30%와 경영권프리미엄을 대야 한다.현재 대우증권 매각가가 2조3000억원에서 많게는 3조원에 이른다는 전망을 감안하면 투자자가 1조7000억원에서 2조4000억원의 금액을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노조 관계자는 "FI들에 풋옵션 등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조건을 걸면 될 것으로 본다"며 "조합원들의 인수자금은 우리사주조합이나 증권금융 등을 통해 증자나 대출을 받아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28일자로 조합장이 바뀌게 돼 준비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예비입찰에는 큰 그림만 그려서 참여하고 본입찰까지 투자대상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후보군들의 경쟁 점화에 따른 매각가격 폭등에 대한 우려는 없다는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의 자금여력이 부족한것도 사실이지만 KB금융이나 미래에셋도 큰 금액을 써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특히 KB금융의 경우 우리투자증권 인수전 당시에도 1조원 수준의 금액을 제시했는데 대우증권 인수를 위해 당시의 2배 이상이 되는 금액을 쉽게 써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막대한 자본력을 갖고 있는 해외 자본을 유치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여전히 대우증권의 잠재적 인수 후보인 씨틱그룹(중신증권)이나 안방보험이 조합을 통해 대우증권 인수에 나설 경우 인수자와 노조(임직원)모두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외국계 자본이 종업원지주회사 방식으로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인수자는 기존 영업인력을 기반으로 국내 증권업계에 연착륙 할 수 있고, 노조는 고용승계를 보장받을 수 있다.
노조측은 종업원지주회사 추진이 실패하더라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에는 최적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 인수후보들에게 존재감을 확실하게 심을 수 있고, 캐스팅보트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협상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특히 노조는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부분도 놓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에게 가장 민감한 부분은 구조조정이고, 두번째는 매각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받는 프리미엄"이라며 "프리미엄은 미래수익을 담보로 받는 것이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다 가져가서는 안되고, 직원들에게도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와 산업은행은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산은 측이 비협조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현재는 접촉하지 않고 있다.
노조측은 외국계 증권·금융사를 비롯해 잠재 투자자들과 접촉은 하고 있지만 아직 확답을 받지는 못한 상태다. 반면 확실한 투자자 유치에 성공할 경우 인수전의 판도가 바뀌는 것은 물론 노조 입장에서는 최고의 협상카드를 쥘 수 있게 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