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지구,찬성 주민 70% 넘어…"우리끼리라도 개발해야"2·3지구, 주민 반대에 추진위 사무실 폐쇄
  • ▲ 성수정비전략구역 1지구 옆 부지에는 두산중공업이 시공하는 서울숲 트리마제 공사가 한창이었다.ⓒ뉴데일리경제
    ▲ 성수정비전략구역 1지구 옆 부지에는 두산중공업이 시공하는 서울숲 트리마제 공사가 한창이었다.ⓒ뉴데일리경제


    "1, 4지구 조합 설립 찬성 주민 70% 넘었는데 2, 3지구 안되면 우리만이라도 먼저 시행할 것이다. 2, 3지구도 찬성하는 주민 자체는 반대하는 주민보다 많은 것으로 안다. 아직 서울시에서 건물 층수를 낮추라는 요구는 없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관계자)
     
    서울숲을 끼고 있는 성수동 일대는 지난 2009년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한강과 인접한 이 지역은 재개발 시 최고 50층까지 건설이 가능한 금싸라기 땅이다. 언뜻 사업성을 확보한 지역이지만, 사업 진행 속도는 더디다.

    성북구 성수동 1가와 2가 일대는 약 53만㎡ 부지에 8000여가구를 건설하는 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1~4지구로 나뉘어 있으며 1지구는 3개 동, 2~4지구는 2개 동을 최고 높이 50층으로 만들 수 있다. 용적률은 평균 282%, 평균 건물 높이는 30층이다.     

    5일 뉴데일리경제는 서울 종로구에서 대중교통으로 40여분을 달려 성수동 1가 72-10번지에 도착했다. 이곳은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에 해당한다. 1지구는 재개발이 이뤄지면 약 20만㎡ 면적에 임대 가구를 포함해 2909가구가 조성된다.  

    1지구 옆 부지에는 두산중공업이 시공하는 서울숲 트리마제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단지는 지하3층 지상47층, 4개 동, 전용 25~216㎡, 총 688가구로 설계된다. 분양가는 3.3㎡당 약 3000만원에서 4000만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1지구 A 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서울숲 트리마제는  한강 조망권이 좋고 서울숲이 가까워 주거 환경도 좋다. 비싼 분양가는 아니라고 본다"며 "트리마제 근처에 있는 강변 동양도 전용 59㎡가 6억원대 가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개발이 되면 이 지역 집값이 서울숲 트리마제에 버금갈 것"이라며 "재개발은 반드시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 성수정비전략구역은 아파트, 단독 주택, 빌라 등 주거 형태가 다양하다. 특히 단독 주택이 밀집돼 있는 공간이 많았다.ⓒ뉴데일리경제
    ▲ 성수정비전략구역은 아파트, 단독 주택, 빌라 등 주거 형태가 다양하다. 특히 단독 주택이 밀집돼 있는 공간이 많았다.ⓒ뉴데일리경제


    1지구는 아파트 외에 단독 주택, 빌라 등 다양한 주택이 많았다. 낡은 주택과 깨끗한 주택, 오래된 빌라와 깔끔한 아파트가 어우러진 공간이었다. 노후 상가들도 눈에 띄었다.  

    이 지역 주민 B씨는 "이 일대 주거지역은 단독 주택이 밀집한 지역"이라며 "1지구뿐 아니라 2, 3, 4지구도 마찬가지로 단독 주택과 빌라가 많다"고 말했다.

    재개발에 대해선 "단독 주택 주민들은 아파트에 비해 평가 금액이 작아 불만이 많다"며 "월세 수입이 많은 상가 건물주들은 재개발 필요성을 못 느껴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 ▲ 성덕정길은 좁은 도로였다. 양쪽에는 오래된 상가들이 펼쳐져 있었다.ⓒ뉴데일리경제
    ▲ 성덕정길은 좁은 도로였다. 양쪽에는 오래된 상가들이 펼쳐져 있었다.ⓒ뉴데일리경제


    성덕정길을 따라 이동해보니 좁은 도로 양쪽으로 오래된 상가들이 펼쳐져 있었다. 간판에 재개발 전문이라고 써놓은 개업공인중개사무소가 즐비해 있었다. 재래시장인 뚝도시장도 주거지역 맞은 편에 자리 잡고 있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중 2, 3지구는 1, 4지구와 달리 사업 진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로 추진위원회 사무실 조차 없는 상황이다.

    2지구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관계자는 "2, 3지구는 2012년 서울시의 재개발 실태조사 후 주민 분담금이 크게 올라 주민 반발이 심한 지역"이라며 "1, 4지구는 추가 분담금이 6000만~8000만원대인데 2, 3지구는 3억~4억원에 달해 재개발 반대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뚝도시장 상인들도 개발 후 아파트 입주 문제와 백화점, 대형 마트 진입 등을 우려해 재개발을 반대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1~4지구가 붙어 있는데 2, 3지구 개발이 안되면 1, 4지구도 개발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런데 2, 3지구는 추진위원회를 끌고 갈 여력이 없어 사무실도 없앴다"고 말했다. 이어 "2지구 추진위원장이 지고 있는 빚이 7~8억원이나 되는 데다 추진위원 임기도 끝났다. 재개발을 추진할 조직과 자금이 없어 사업 진행이 힘든 상황으로 안다"고 말했다.  

  • ▲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주민들은 재개발 동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4지구 내 삼익아파트 모습.ⓒ뉴데일리경제
    ▲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주민들은 재개발 동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4지구 내 삼익아파트 모습.ⓒ뉴데일리경제

        
    성덕정길을 걷다가 성수전략정비구역 마지막 지구인 4지구에서 멈췄다. 4지구는 재개발 시 약 9만㎡ 사업 면적에 1579가구가 들어선다.

    4구역 C 개업공인중개소 대표는 "재개발에 대해 여러 말이 나오지만 참고 기다리면 시행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 지역 집값은 2009년 당시에 3.3㎡당 3000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이후 개발이 지연되면서 집값이 내려가다가 올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4지구 강변 임광이나 다른 지구의 한신 휴플러스, 청구 강변 등은 지어진 지 15년 정도 됐지만 시공 경과 년수가 30년이 넘은 단독 주택 등과 같은 지구로 묶여 재개발이 가능하다"며 "4지구는 주민 대다수가 재개발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 ▲ 뚝도시장은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에 있다. 사진은 뚝도시장 모습.ⓒ뉴데일리경제
    ▲ 뚝도시장은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에 있다. 사진은 뚝도시장 모습.ⓒ뉴데일리경제


    뚝도시장은 성동구 성수 2가 1동 335-16에 있는 재래시장이다. 성수정비전략구역 중에선 2지구에 해당한다. 시장 안으로 들어가보니 평일 오전이지만 문을 연 상가가 많았다.

    뚝도시장 상인 D씨는 "재개발이 득이 되면 찬성하는 상인들도 많아질 것"이라며 "재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뚝도시장에선 활어시장 축제와 사냥 축제 등 전통시장 살리기 행사가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서울시와 성동구청이 재개발을 미루기 위해 전통시장 활성화에 나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3지구 주민 E씨는 "서울시나 성동구청이 적극적으로 재개발 사업을 이끌지 않고 있다"며 "뚝도시장을 명분으로 재개발을 무산시키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