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금융벨트 구축 '착착'… 17개국 78개 채널 확보 '성장있는 곳에 성과있다' … 2년 연속 1억 달러 넘어
  • ▲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의 신한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신한은행 제공
    ▲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의 신한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신한은행 제공

     

    # 아시아의 이머징마켓으로 부상한 베트남. 그중에서도 안중붕 거리는 금융 격전지다. 17개 베트남 현지은행을 비롯해 55개 외국계 주요 은행들이 거의 다 들어와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남대문 시장과 비슷한 이 곳에 신한베트남은행 안동지점이 있다.

    지점장을 비롯한 100% 현지인 직원이 베트남인들을 대상으로 소호성 대출과 리테일 상품을 취급한다. 현지화에 성공하며 어느새 외국계 은행 순익 2위로 부상한 신한은행 해외점포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 92년 베트남에 진출한 신한은행의 초기는 여타 국내은행과 비슷한 '깃발꽂기' 수준이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과 교민만을 상대하는 그들만의 출장소였다. 오랜 기다림끝에 현지법인을 인수하고 신한은행이 100% 출자한 신한베트남 은행이 출범하기까지 장장 20여년간 공든탑을 쌓았다.

    마침내 그 결실이 무르익으면서 베트남 '금융한류'의 리딩뱅크가 됐다. 총자산 20억 달러, 당기 순이익 4000만 달러, 지점 14개의 네트워크망을 구축하며 외자은행 선두인 HSBC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100만 달러 이내로 좁혀진 순익 격차는 신한의 마음먹기에 달렸다.

     

  • ▲ 신한은행 해외점포 현황ⓒ신한은행 제공
    ▲ 신한은행 해외점포 현황ⓒ신한은행 제공

     

    글로벌 플레이어를 꿈꾸는 신한금융그룹에서 베트남은행의 성공사례는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해외진출 30년 만에 최초로 당기 순익 1억달러를 돌파했다. 은행 전체 손익의 8.74%를 차지했다. 2010년 3%, 2013년 6.5%로 해마다 증가세다. 전세계 17개국 78개의 모든 해외채널이 순익을 시현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 성장세는 더욱 가파라 9월말 현재 해외순익비중이 11.4%까지 올라섰다. 2020년 15% 목표가 2~3년 앞당겨질 전망이다. 해외 대출금 비중도 지난해 43%에서 올 상반기에 44.5%로 1.5%포인트 늘었고, 현지 인력 비중도 동기간 66.1%에서 67.5%로 1.4%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이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의 글로벌 전략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미국, 영국 등 금융선진국에 상징적인 점포를 내는 것보다 경쟁우위 확보가 가능한 아시아 지역을 집중 공략해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의 성과다.

     

  • ▲ 은행 해외진출의 성패는 철저한 현지화에 달려있다. '신한다움'이 주목받는 이유다ⓒ신한은행 제공
    ▲ 은행 해외진출의 성패는 철저한 현지화에 달려있다. '신한다움'이 주목받는 이유다ⓒ신한은행 제공


    통상 연간 3~5개 정도였던 해외 채널이 올 상반기에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 6개를 추가했고 이달 초 필리핀 마닐라에 78번째 해외 점포를 열었다. 지점 확장과 더불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에서의 적극적인 인수합병과 지분투자, 전략적 제휴 등의 해외진출은 '신한다움'이다.

    초기 해외 진출이 쉬운 지점 설립 대신 향후 확장에 유리하고 현지화 영업을 할 수 있는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현지화를 가속화하는 것이다. 베트남 현지법인과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을 인수했고 멕시코 등에서도 현지 법인설립을 추진중이다.

    지난 4월 인도네시아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 지분 40%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데 이어 6월에는 센트라타마 내셔널뱅크 지분 7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지역의 경제 성장률은 4~6%로 높은 편이고 은행의 주 수익원인 예대마진도 국내에 비해 월등하다.

    '성장이 있는 곳에 성과가 있다'는 현지화 성공은 수익의 바로미터다.

    베트남신한은행이 자산규모 38억 달러로 두배쯤 큰 HSBC를 바짝 뒤쫓으며 매년 20% 가량 순이익이 증가할 정도로 성장하는 이유는 바로 토착화에 있었다. 베트남의 경우 전체 직원 631명 중 약 95%인 597명이 현지인이다. 여신을 사용하고 있는 베트남 기업체는 전체 기업 여신 거래처 중 50%에 달한다.

    한국계 기업들과의 거래에 머물지 않고 베트남 현지 기업과의 거래, 리테일 사업, 신용카드 사업 등을 다양하게 추진했다. 특히 개인 대출의 경우 100% 현지 베트남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현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2년 말과 비교하면 9배로 성장했다.

    현지화 전략을 일찍, 그리고 꾸준히 실행한 덕에 지난해말 기준 총자산은 18억7300만달러, 대출은 9억7500만달러, 연체율 0.82%를 달성했다.

     

  • ▲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9월 '우수기업 총리상'을 수상했다ⓒ신한은행 제공
    ▲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9월 '우수기업 총리상'을 수상했다ⓒ신한은행 제공

     

    최근에는 IT 역량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채널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얼마전에는 17개 현지 시중은행과 중앙은행 리스크 관계자를 대상으로 내부자본적정성 관리체제, 신용평가시스템 구축 현황 및 신한베트남법인의 리스크관리 시스템 도입 등의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워크숍도 열었다. 베트남 현지영업에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신한은행의 리스크관리능력을 높게 평가한 베트남 중앙은행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MBA 대상자를 선발해 신한은행이 진출했거나 진출예정인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멕시코, 러시아 등에서 현지 언어로 수업을 듣게 하고 수료후 지역전문가 육성하겠다는 방안은 현지화의 백미다.

    초기(대도시 및 한국기업 밀집지역)→중기(대도시 중심 리테일 전략점포 확대)→장기(전국망 구축)로 플랜을 짠 신한베트남은행의 3단계 성장 로드맵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은행 채널을 통해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생명도 동반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신한금투는 올 2월 현지 증권사 인수 계약을 맺었다. 신한생명도 지난 7월 현지 사무소를 세웠다. 2017년 현지법인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한금투는 베트남에서 차별화된 증권 서비스 업무를 은행과 연계해 제공하는 협업체계를 확대할 계획이고, 신한생명도 방카슈랑스 모델을 포함한 현지에서의 은행과의 연계영업으로 실질적인 현지 시장에서의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베트남 시장에서 비은행 사업라인의 적극적인 동반진출을 추진해 현지 시장에서의 균형 잡힌 복합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그룹으로의 비상을 꾀하는 신한금융의 아시아 금융벨트 완성이 눈 앞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