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점포수는 1위 불구 달라진거 하나도 없다" 평가
시민단체 "GS25의 공격적 출점 강행으로 편의점주 갈수록 고통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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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대표 허승조)이 최근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편의점주가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우리는 잘하고 있다"며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어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경기도 안산에서 GS25편의점을 운영하던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생활고 때문이다. 그는 유서에서 '3년이 지나도록 편의점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부채만 늘었고, 계약을 해지하려 해도 위약금이 발생한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의 답답한 상황을 토로했다.

     

    그가 '적자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주위에 경쟁 점포가 늘어서다. 2012년 개업한 그는 최근 경쟁사 편의점이 300m 인근에 생기면서 4인가구 최저생활비(166만8329원) 수준 밖에 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GS25를 비롯 CU(BGF리테일),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 등 국내 편의점 '빅3'의 적극적인 점포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GS25 점포수는 지난해말 8290개에서 9045개로 755개 늘었고, 같은 기간 CU는 8408개에서 9142개로 734개 증가했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말 7230개에서 7709개로 점포를 479곳 늘렸다.

     

    점포수 증가로 경쟁은 심화됐고, 매출이 하락해 울상을 짓는 점주들은 점포수 증가에 비례해 늘었다.

     

    게다가 수익이 아무리 떨어져도 막대한 위약금 탓에 점주들은 폐점도 어려운 상황이다. GS리테일은 계약 당시 점주의 변심에 따른 폐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약기간과 위약금 제도를 두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는 경쟁 점포로 인한 고충을 GS리테일측에 털어놓고 지원을 요청했지만 그 마저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 큰 문제는 사건 발생 한달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GS리테일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편의점주가 자살했는데, 이같은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대책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GS리테일측은 "20년 전부터 편의점주와 소통하면서 점포에서 효과적으로 영업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GS리테일이 시행하고 있는 '점주와의 상생제도'는 △각 점포의 재산종합보험, 현금도난보험, 단체상해보험 비용 전액 부담 △편의점주 직계 가족의 경조사비·장례용품 등 지원 △점주가 매장을 비워야 하는 경우 본부직원 파견해 매장 관리하는 '엔젤서비스제도' 시행 등이 있다.  

     

    이 외에 △우수 경영주 해외 연수 △언제든지 경영주 애로·건의사항을 본부에 알려 개선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24시간 해피콜' 제도 △의료지원, 5년 이상 경영주 무료건강검진 △20년 이상 GS25를 운영한 경영주 모임인 '20’s Club' △리프레쉬휴가 지원 △경영주 전용 복지몰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혜택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이들 모두 자살 사건이 발생하기 몇년전부터 시행하던 제도다. 가장 최근에 시행한 것이 단체상해보험 비용 전액 부담인데 이마저도 지난해 7월 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결국 편의점주 자살 사건을 계기로 GS리테일 내에선 달라진 게 단 하나도 없다는 얘기다. 이는 경제적으로 곤란한 처지에 놓인 편의점주가 또 생기더라도 GS리테일로선 구제할 방안이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GS25는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많은 점포가 늘어났다"며 "이는 공격적으로 출점을 감행했다는 것으로 그만큼 점주들은 더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점주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점주를 관리해야 하는 가맹본부의 무책임한 태도에 매우 실망스럽다"며 "하루 빨리 정신을 차리고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