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골탈태', '화려한 백조로 부활'.
저축은행 업계를 설명하는 수식어로 올 한해 가장 많이 쓰였던 표현들이다. 지난 2012년 발생한 부실사태 이후 구조조정을 거친 저축은행들은 실적 정상화를 이끌었고,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에 성공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올해 1분기(7~9월)까지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자산 건전성이 좋아지면서 대손충당금 규모도 크게 줄였다. 새로 등장한 저축은행들도 오토론, 중금리 대출 등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적극 나서면서 고객과 간격을 줄이는 등 저축은행 업계 살리기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은 여전히 '고금리' 대출로 인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광고 규제에 이어 최근 여야가 저축은행과 대부업법상 최고금리를 34.9%에서 27.9%로 내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앞으로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업계는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저축은행중앙회가 앞장서야한다고 요구했지만 중앙회로서도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들이 중앙회 무용론을 언급하면서 강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차라리 힘있는 관피아가 중앙회 회장이 되서 업계 이미지 훼손을 막고, 수익성이 보장되는 영업환경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한탄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이 17대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되면서 저축은행 업계는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전 행장이 은행권 '영업통'으로 불리는 만큼, 시중은행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저축은행 업계에 접목시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 이와 함께 금융당국이 주문하고 있는 '중금리 대출' 연계 영업 활성화를 위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사이에 다리를 놓는 역할을 이 전 행장이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28일 열리는 저축은행중앙회 총회 투표 결과를 통해 이 전 행장의 저축은행중앙회장 선임이 결정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중금리 대출 시장을 놓고 인터넷 전문은행과 시중은행, 저축은행의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저축은행들이 부실을 털고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데 힘써야 한다. 저축은행 업계가 내년에는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과 협력해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