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등 글로벌증시 폭락 우려에도 올들어 5조원 규모 발행'오히려 지금이 기회'전략 선회…안전장치 강화상품 선봬
  • ELS(주가연계증권)시장이 여전히 투자수단으로 힘을 잃지 않고 있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를 비롯한 글로벌증시 급락과 녹인(Knock-in.손실구간 진입)에 따른 대규모 손실우려가 업계를 흔들기도 했지만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들어 발행된 ELS는 1월 2조9218억원(1054종목)에 이어 전일 까지 2조2039억원(835종목)이 발행됐다.


    2월의 특성상 짧은 거래일과, 설 연휴가 겹쳐 발행이 1월에 비해 주춤한 모습이지만 업계는 'ELS발 공포'가 극에 달했던 상황에서도 오히려 2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H지수가 거듭된 폭락으로 오히려 바닥이 다져졌다는 판단이 투자심리를 움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ELS는 발행 후 3년째인 만기 시점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판매 시점 대비 40∼60%)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이 나는 상품으로 시중은행 금리에 비해 수익률이 높다.


    이 중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주로 H지수를 삼고 있는데 H지수의 경우 지난 12일 7505.37까지 떨어지면서 기존 ELS 물량이 대거 녹인 구간에 진입해 주의보가 발령된 상황이다.


    반면 신규 가입자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지난해 한때 1만5000선에 육박했던 지수가 7천선으로 반토막 날 정도로 폭락한 만큼 추가적인 폭락이 또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심리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H지수는 지난 12일 7505.37로 마감하면서 우려감이 극에 달한 이후 다시 반등을 시작해 18일 8000선을 회복하기도 하는 등 불안감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했지만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 ELS는 지수와 연동하는 상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로 지수가 급락면 오히려 매력적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체재가 없다는 점도 ELS의 수요지속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손실위험을 어느 정도 감수하더라도 5~6% 이상의 연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투자수단은 ELS가 유일한 상황이다.


    증권사들도 위험 부담을 낮추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지수급락에 대비해 원금손실 구간을 낮추거나 아예 없앤 '저(低)녹인'이나 '노(No) 녹인' 등 안전성을 강조한 ELS 상품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달 기준 전체 ELS 가운데 저녹인 상품비중은 38.02%를 기록했고, 2월에는 40%대를 넘어섰다.


    다만 녹인 구간이 낮거나 없다고 해서 원금이 고스란히 보장되는 것은 아닌 만큼 투자자들은 주의가 요구되는 한편 증권사들도 고객들에 대한 설명의무를 충실히 지켜야 한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녹인 조건이 낮거나 없다는 것은 조건을 만족할 경우 조기 상환의 가능성이 만기 때까지 열려 있다는 뜻으로,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상품인 것은 맞지만 저녹인이나 노녹인 상품이라도 지수가 떨어지면 손해를 본다.


    여기에 H지수의 경우 24일 1%대, 25일 2%대 낙폭을 보이며 8000선이 붕괴돼 여전히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