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시장 선점 지원… 진출 건설업체 대출·보증 확대공공+민간, 공공기관 융복합 진출로 고부가가치 창출AIIB 사업에 KOIF·해외건설특화펀드 동시투자도정부·공공·금융기관, 제1회 해외건설진흥확대회의 개최
  • ▲ UAE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연합뉴스
    ▲ UAE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연합뉴스

    정부가 빗장이 풀린 이란 건설시장의 철도·수자원 인프라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 금융 대출과 보증 여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의 단순 도급에서 벗어나 사업기획·설계, 프로젝트 관리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하고자 공공·민간 공동진출과 공공기관 융복합을 통한 패키지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사업 참여 방법으로는 코리아해외인프라펀드(KOIF)와 글로벌인프라펀드(GIF), 민간이 조성하는 해외건설특화펀드를 동시에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된다.

    국토교통부는 3일 서울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강호인 장관을 비롯해 산하 공공기관장과 연구원장,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해외건설진흥확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

    해외건설 위기 극복을 위해 그동안 차관급으로 운영하던 해외건설진흥위원회를 장관급으로 격상한 것이다.

    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세계 경기침체와 저유가로 말미암은 수주 감소로 해외건설 시장이 어렵다"며 "글로벌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 인프라시장과 올해 출범한 AIIB를 계기로 사업을 발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란은 그동안 투자되지 못했던 철도, 수자원 등 다양한 인프라시장을 초기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뒤 "AIIB 사업 참여를 위해 아시아개발은행, 세계은행 등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발주가 예상되는 중국 일대일로 사업과 아시아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그는 "KOIF와 GIF, 해외건설특화펀드 등의 공동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수출하려면 공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연구기관, 정책금융기관 역량을 결집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무엇보다 공공기관의 선도적인 역할이 강조됐다.

    국토부는 우선 해외진출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인프라 종합계획 수립, 시장개척자금 지원 때 공공이 민간과 공동 진출하면 가점 등 혜택을 주기로 했다. 공공기관의 신인도, 사업관리 역량과 민간의 건설 기술·경험을 결합하겠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간 융·복합을 통한 묶음 진출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도 추진한다. 도로 관련 해외진출에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철도 부문 진출에 지역개발 산업을 접목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기관 간 사업정보와 국외 네트워크를 공유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이란 시장의 경우 도로·댐·해수담수화 등 사업진출 여지가 많다고 보고 있다.

    관건은 해외건설에 대한 금융 지원이다. 이란이 저유가 등으로 말미암아 자금에 여유가 없어 사업참여자의 투자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출입·산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해 해외진출 기업의 대출과 보증 여력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AIIB 참여와 관련해선 KOIF와 GIF, 해외건설특화펀드를 AIIB 사업에 공동투자한다는 구상이다.

    해외건설특화펀드 투자사업 중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에 정부가 우선주 등으로 참여해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이 검토된다. 가령 댐 건설을 통한 해외발전사업의 경우 정부가 전력을 구매해주는 사례 등이다.

    국토부는 해외건설특화펀드가 처음에는 사모형으로 시작한 뒤 추후 공모로 전환하면 일반인 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는 우량 인프라 사업 발굴을 위해 4월 말께 산하·금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국내 인프라 전문가의 AIIB 진출도 적극 추진한다.

    AIIB는 올해 100여명의 직원을 채용한다. 2021년까지 최대 7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연구원과 산하 공기업 직원 중 국제기구 참여 경력자와 어학 능력 우수자를 추려 AIIB 채용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AIIB 관계자를 초청해 설명회도 열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AIIB 전문인력 참여는 파견 형태를 취할 수 없어 직원의 고용휴직이 필요하다"며 "각 기관장의 의지가 필요한 부분이어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공기관은 △신시장 개척·고부가가치 사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 확대 △해외투자사업 예비타당성 조사·사전협의 절차 완화 등을 건의했다.

    국토부는 주요 안건의 빠른 이행을 위해 (가칭)해외건설지원 협의체를 설치·운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