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MP 대부분 주식·펀드…위험·규제에 ELS 비중↓"고수익·은행권 차별화 위해서는 ELS 담아야"목소리도
  •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도입과 맞물려 ELS(주가연계증권)시장이 호재를 맞을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ELS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증권사들이 모델포트폴리오(MP)가 위험을 높히되 수익률을 올리기 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며 ELS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증권사 19곳에서 동시 출시된 ISA MP 가운데 ELS 등 파생상품을 편입한 곳은 유안타증권 등 4곳 가량에 불과했다.


    반면 안전성을 갖춘 RP(환매조건부채권), ETF(상장지수펀드) 등이 대거 편입됐고, 고위험 MP에는 한국 및 글로벌 주식과 펀드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위험이 높은 상품이 MP에서 모두 빠질 경우 기대수익률은 2~3%에 그친다. 4~5% 이상 수익이 보장되는 상품은 특판 중인 RP를 편입했을 때의 경우로 그만큼 고수익에 대한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


    이는 ISA 출시 이전 ELS와 DLS가 ISA에서 투자 비중이 가장 높고 고수익과 직결될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상반되는 결과다. 업계는 수수료가 높은 만큼 기대수익률이 높은 일임형 ISA 상품에는 펀드와 함께 파생상품이 포함돼야 6~7%대의 연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봤다.


    또 기존에 판매됐던 파생상품들은 세제혜택이 없었던 반면 ISA에 편입돼 운영되면 비과세가 적용돼 ELS시장이 ISA와 함께 활성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당초 전망과 달리 증권사들은 ISA 초반전 수익률 보다는 안전성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제도시행 초기부터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앞세우기 보다는 안정적인 수익률관리가 장기적인 고객 유치전략에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반에는 고객 유치건수가 실적과 직결되고, 수수료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익률보다는 고객확보가 우선인 상황"이라며 "위험을 감수하고 공격적으로 투자하다가 실패할 경우 계좌이동제가 실시되는 5월 이후 고객들이 무더기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LS가 ISA로 부터 외면받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하락 등으로 녹인(원금손실)공포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LS투자금이 몰려있으면서 녹인 공포의 주범이었던 H지수는 현재 8000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한달 전 7500선까지 하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약 9개월 전인 지난해 6월에도 1만4000선을 유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위험 부담이 크다.


    증권사 관계자는 "ELS가 전월 상환액 만큼 다시 발행하도록 금융당국이 규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ISA도입에 맞춰 발행을 늘리기가 쉽지는 않다"며 "조기상환 전까지 리밸런싱이 불가능한 점도 ELS 비중이 낮은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일제히 공격적 투자를 통한 수익률 높이기 보다는 몸사리기에 치중할 경우 오히려 잠재 고객들을 잃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ISA 제도 시행에 맞춰 사전 예약 고객들이 몰리고 있지만 여전히 추이를 관망하는 이들이 많다. 이에 따라 일정시간이 지난 이후 보여진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목돈을 최소 3년, 최대 5년 동안 묶어둬야 하는 제약에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로 유입되는 ISA 계좌는 위험을 감수하되 고수익을 추구하는 성향이 높을 것"이라며 "경쟁상대인 은행권에서는 일임형 ISA가 아직 출시되지 않은 만큼 제도시행 초반 차별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