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관리 시스템 시급…TPP로 극복을""스페셜티로 세계 최고기업와 경쟁해야"
  • ▲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오른쪽)과 중국 공산당을 대표하는 시진핑(왼쪽).ⓒ뉴데일리
    ▲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오른쪽)과 중국 공산당을 대표하는 시진핑(왼쪽).ⓒ뉴데일리


    대한민국 경제는 선택의 순간에 서 있다. 중국 수출을 통해 높은 수익을 올리던 과거에서 벗어나 다시 태평양을 바라봐야 할 시간이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전세계 경제가 흔들린다. 알 수 없는 신흥국의 성장을 기대하는 것 보다 믿을 수 있는 선진국과 함께 가는 것이 안전한 상황이다.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제적 협력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저유가의 장기화라는 국제 환경이다. 중국과 동반 성장했던 우리 경제가 중국 성장 둔화로 함께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새로운 무역 상대국을 찾고 저유가에 대비해야 한다.

    대한민국과 중국의 산업은 상호 협력 관계였다. 중국 보다 인건비와 지대가 높았던 우리는 원재료와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며 돈을 벌었고 싼 노동력과 지대를 활용한 중국은 완제품을 생산해 국제사회에 팔며 수익을 올렸다. 대한민국은 중국이 물건을 많이 생산해 판매할수록 돈을 더 많이 벌었다.

    하지만 중국의 물건이 세계 시장에서 외면받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급격히 오른 인건비 때문이다. 지난 2008년부터 2014년 사이 중국의 제조업 종사자 임금이 매년 14%씩 상승했다. 인도네시아의 3배, 베트남에 4배에 달하는 중국의 인건비 수준은 더 이상 값싼 노동시장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다.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가 대한민국 산업에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은 1978년 세계 경제로의 편입을 선택했다. 그리고 34년 동안 평균 9.7% 경제 성장을 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부터 7%대, 최근에는 6%대까지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우리의 생산기지였던 중국이 가치를 상실하고 있다. 이제는 중국이 아닌 다른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겨야 한다. 이미 일부 산업은 중국이 아닌 베트남으로 생산공장을 옮겼다.

    중국 성장 둔화 원인 중 하나는 해외에서 수입한 원재료와 중간재를 가공해 해외에 수출하는 비중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저렴한 인건비에 매료됐던 세계 기업들이 중국에서 생산공장을 철수하고 있는 것이다. 2005년 중국이 수입하던 원재료·중간재 비중은 41.5%였지만 2014년에는 26.8%로 급격히 감소했다. 


  • ▲ 주유소 자료사진.ⓒ뉴데일리
    ▲ 주유소 자료사진.ⓒ뉴데일리


    2016년 대한민국이 처한 경제 상황은 중국발 위기가 전부는 아니다. 저유가라는 전세계적 경제 흐름도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셰일가스(Shale Gas)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에너지 혁명이 일어났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셰일가스는 저유가 시대를 열었다.

    배럴당 100달러에 거래됐던 원유가 50달러로 하락했고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셰일가스가 배럴당 20달러 정도에 생산 가능하다는 것은 원유가 다시 100달러 올라갈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원유의 가치가 절반 이하로 하락한 것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중동, 러시아 등 원유 수출로 국가 재정을 충당하던 대다수의 산유국 경제가 무너졌다. 또 국제사회를 지탱하던 원유라는 재화의 가치가 50% 이상 사라졌다.

    전세계 경제 가치가 50% 이상 사라지면서 세계 경제 규모가 줄어들었다. 배럴당 100달러였던 시절, 산유국이 벌어들이고 쓰던 돈과 50달러에서 벌고 쓰는 돈은 다르다. 산유국 경제를 지탱하던 다양한 산업들이 위기를 맞이하고 있고 산유국에 돈을 빌려줬던 금융이 파산에 이른다. 

    금융의 파산은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원유와 관계가 없는 산업에 필요한 투자금이 줄어들거나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가 줄어든다. 이렇게 연결된 세계 경제가 송두리째 저유가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세계 경제가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유가 지배하던 에너지 시장을 셰일가스가 일부 담당하면서 에너지 시장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국제적인 흐름이기에 적응할 수 밖에 없는 요소다.


  • ▲ TPP 자료사진.ⓒ아농갈락틱 닷컴 화면 캡쳐
    ▲ TPP 자료사진.ⓒ아농갈락틱 닷컴 화면 캡쳐


    우리 정부가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중국과의 오랜 경제 동반자 관계의 정리 뿐이다.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는 수출에 달려있다. 대한민국은 한반도에서 유일한 해양문명 세력권에 자리잡고 있는 나라다. 수출 주도형 산업구조를 선택했고 그동안 작은 규모의 내수 시장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판매했다. 늦은 산업화로 기술력에서 유럽과 미국, 일본을 쉽게 넘지 못하고 자원에서는 중동과 남미를 이기지 못하는 한계에도 대한민국은 성공적인 결과를 1948년 건국부터 68년간 만들었다.

    대한민국은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FTA)을 통해 세계 다양한 국가들과 양자간 부가가치 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무역을 하고 있다. 선진국 미국은 물론 신흥국 중국까지 다양한 국가들과 무역 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최근 환태평양경제동반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TPP) 가입을 망설이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총 12개국(미국, 일본, 멕시코, 베트남, 칠레, 페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브루나이)이 참가한 TPP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정부는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과 양자간 FTA를 체결했기에 TPP에 대한 실효성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전혀 다른 반응이다.

    TPP와 같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 필요한 이유는 국내 주요 산업 중 해외 생산기지를 보유하지 않은 사업이 없고 대다수의 제조업체들이 생산공장을 수요처와 가까운 베트남, 멕시코 등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철수한 생산공장은 대다수 베트남에 자리를 잡았고 여기서 생산되는 제품이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의 시장에 수출된다. 또 북미 시장을 공략하는 회사들은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TPP에 가입하면 대한민국은 양자간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과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고 이는 국내 제조업이 아시아와 북미 시장을 공략하는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저유가의 위기와 중국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국가 산업 전략은 태평양으로의 재진출이다. 과거 대륙 문화권에서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던 조선 백성들이 해양 문화권에 편입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다시 태어나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도 태평양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