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지분 없던 미래에셋證, 대우證 보유지분 3.23% 확보KB證, 현대 합병으로 보유지분 5% 초과돼 처분해야
  • 이르면 올해 안으로 거대 증권사로 나란히 재탄생할 예정인 미래에셋증권과 KB투자증권이 한국거래소 보유지분을 두고서는 상황이 엇갈린다.

    그동안 거래소 보유지분이 제로였던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대우(대우증권)와 합병할 경우 자연스럽게 거래소 지분을 보유할 수 있게 되지만 KB투자증권은 현대증권 인수에 따라 초과 지분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사들이 한국거래소의 지분을 의무적으로 보유할 필요는 없지만 5% 이상은 보유할 수 없다. 특정 회사가 지배적 지분을 갖도록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한국거래소가 기업공개(IPO)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만큼 거래소 상장 이후에는 거래소 지분을 보유한 증권사들의 상장차익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가급적 일정부분 지분보유가 나쁠 것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 생각이다.


    특히 최근 몇달 사이에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하고, KB금융이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KB투자증권과 합병이 가시화되면서 거래소 지분율과 관련한 이슈와 만나게 됐다.


    거래소 지분과 관련해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 인수가 반가운 경우다. 그동안 거래소 지분이 전혀 없었던 상황에서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대우증권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3.23%를 고스란히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업계는 M&A로 거래소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던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등이 초과지분에 대한 매각 대상으로 미래에셋증권을 지목해왔다. 반면 대우증권 인수와 함께 거래소 지분 3.23%를 보유하게 될 경우 미래에셋증권은 이같은 이슈에서 자유롭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거래소가 비상장인 만큼 기업가치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당 가치를 양사간에 논의할 경우 이해관계가 충돌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매수자 매도자 모두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반대로 KB금융(KB투자증권)은 오히려 고민이 생긴 상황이다.


    KB투자증권이 보유 중인 거래소 지분은 3.12%, 현대증권이 보유 중인 거래소 지분은 3.29%로 양사가 합병할 경우 합병법인의 지분은 6.41%로 뛴다.


    1.41% 이상의 지분을 3자에게 매각해야만 하는 입장이 됐다.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에 이어 또 다른 '거래소 지분 판매자'가 시장에 나오게 되는 셈이다.


    이미 거래소 초과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도 쉽게 매각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KB투자증권-현대증권의 통합법인 역시 지분매각에 적지 않은 시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한화투자증권(현재 거래소 지분 5.0%)의 경우는 지난 2010년 푸르덴셜투자증권과 합병하면서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결국 거래소가 매수청구권에 따라 초과지분을 되사온 바 있다.


    반면 현재는 시장에 나와있는 지분이 많은데다 거래소 IPO가 가시화 되면서 지분가치 역시 쉽게 판단하기 힘들다. 현재로서는 거래소가 상장되더라도 증권사들이 상장차익을 고스란히 챙겨가기는 힘든 분위기지만 그렇다고 쉽게 거래를 진행할 여건도 아니다.


    한편, 거래소 지분율이 정확히 5.0%, 100만주를 보유 중인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거래소 지분에 대한 장부가액을 1426억270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를 감안하면 거래소 지분가치는 1주당 14만2627만원인 셈이고, 거래소 지분 1%를 매입 또는 매각하기 위한 금액은 285억254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