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 자녀 부모 신분 자소서 기재… 대학가 '촉각'
  • ▲ '현대판 음서제'로 논란이 됐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불공정 입학 의혹이 제기되면서 로스쿨 선발 과정에 대한 공정성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 '현대판 음서제'로 논란이 됐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불공정 입학 의혹이 제기되면서 로스쿨 선발 과정에 대한 공정성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 법조인 자녀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불공정 입학 의혹과 관련해 교육당국이 로스쿨 선발과정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이달 말께 발표한다.

    로스쿨 입시 과정에서 법조계 고위직 자녀 등이 부모의 신상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해 입학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최근 불거졌다. 교육부의 조사 결과 로스쿨 불공정 입학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현대판 음서제'를 둘러싸고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변호사 133명은 법조인 자녀의 입학 특혜 의혹에 대해서 지난 20일 교육부에 정보공개청구서를 접수했다. 불공정 입시 의혹이 제기된 로스쿨 명단과 고위 공직자가 누구인지 등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나승철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는 22일 "로스쿨은 잠재력, 창의성을 보는 부분에 면접이나 자소서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에서 주관적으로 면접관이 개입할 소지가 크니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다. 점수로 줄을 세우지 않는 로스쿨이 본질적으로 교수의 자의적 부분이 개입하는 구조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위 법조인과 로스쿨이 좋은 관계를 맺으면 나빠질게 있나, 자녀가 로스쿨에 다니지 않으면 석좌교수로 모셔간다. 대학판 전관예우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교육부는 전국 25개 로스쿨에 대한 실태조사를 분석 중이며 최종 결과는 내주께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교육부는 전체 로스쿨의 입학 전형 실태를 조사했다. 로스쿨이 도입된 2007년 이후 처음 진행된 조사에서 교육부는 3년 치 선발 자료를 분석했고 1개교당 수십건의 불공정 입학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고 일부 언론은 보도했다.

    교육부는 조사 결과와 함께 로스쿨 입시전형 개선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진행 상황은 함구하고 있다.

    로스쿨이 설치된 대학들은 교육부의 결과 발표에 촉각을 세우면서 자칫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부분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A대학 관계자는 "소속 로스쿨에서 교육부에서 자소서 작성 등 입학 기준을 마련하면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기준이 없었다"고 말했다.

    B대학 측은 "이번 조사가 마녀사냥이 될 수 있다. 제대로 입학한 학생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위상을 비교했을 때, 이번 조사가 어떻게 해결될 지는 봐야 할 거 같다"고 우려했다.

    C대학은 "그동안 법전원협의회 등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로스쿨 학생을 선발해왔다. 교육부가 기준을 새로 발표한다면 이에 맞춰 학생을 선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로스쿨은 고액 등록금, 현대판 음서제 등에 이어 이번 불공정 입학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나 변호사는 "로스쿨은 '가진 자들의 것'이냐인데 이번 조사 결과가 나오면 입증이 될 것이다. 사법시험 폐지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 로스쿨 폐지를 논의해야 한다. 교육부가 정직하게 행동해야 한다. 이것마저 은폐하려고 한다면 교육부 조직에 대한 존재 이유가 의문 시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