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빅3, 1분기 R&D 투자 확대...한미약품 421억, 유한양행 19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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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한양행·한미약품 본사. ⓒ각사 제공
유한양행, 한미약품, 녹십자 등 국내 매출 상위 3곳의 제약기업들이 올해 1분기 연구·개발(R&D)비를 확대해 신약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해외 임상을 주도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해외 임상의 경우 최종 단계인 3상시험에서 약 1000억~2000억원의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과거에 비해 해외 임상이 활발해지면서 제약사의 R&D 비용도 크게 늘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출 1위 유한양행은 올해 1분기 약 192억원(매출액 대비 7% 수준)을 R&D에 투입했다. 전년동기(약 140억원) 대비 39.1% 늘었다.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기업치곤 지난해 약 720억원(6%)이라는 낮은 R&D 투자 비율을 보였던 유한양행은 올해 1000억원(8~9%) 이상을 R&D비용으로 책정했다.
최근 유한은 미국 항체 신약개발업체인 소렌토와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R&D 강화에 적극적이다. 현재 엔솔바이오사이언스(지분율 12.5%)와 공동으로 퇴행성 디스크질환 치료제인 YH14618에 대한 임상2상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올해 신약 파이프라인이 많이 확보된 데다 퇴행성 디스크질환 치료제인 YH14618이 임상 2상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보여 R&D 비용을 늘렸다"고 말했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오는 2018년까지 신약 3개를 기술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와 8조원대 신약 기술수출에 성공한 한미약품의 경우 1분기 421억원(16.4%)을 R&D에 투자했다. 올해도 매출의 15% 이상인 약 2000억원(전년 약 1871억원)을 투자, R&D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한미약품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신규로 추가한 비만·당뇨·항암·자가면역 분야의 7개 전임상 프로그램을 비롯해 총 29개의 신약(복합신약 포함)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녹십자는 1분기 R&D 투자비용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전년동기(약 219억원)대비 약 15% 늘린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녹십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108억원 규모로 전년동기(약 127억원) 대비 14.4% 줄었다. 수익성이 둔화된 요인 중 하나로 R&D 투자 증액이 지목됐다.
녹십자는 올해 R&D에 약 1300억원(지난해 약1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글로벌 임상시험 비용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의 글로벌 임상과 심사가 진행 중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면역글로불린(IVIG) 허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웅제약·종근당·동아쏘시오홀딩스 또한 1000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평균 많게는 20~30% 까지 올해 R&D 비용을 늘려 책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위 제약사를 중심으로 R&D 투자비는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한미약품 같은 사례가 다시 나오기 위해선 정부 차원에서도 신약 보험약가 제도 개선, 세제지원 등 지원책을 다각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