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직급 평가체계 혁신 연공서열 파괴금융권 등 공공기관 '호봉제' 시대 역행
  • ▲ 지난 19일 금융노조 기자회견. ⓒ금융노조
    ▲ 지난 19일 금융노조 기자회견. ⓒ금융노조

    공공부문의 체질개선을 위해 추진되는 성과연봉제 도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올바른 방향과 대안 없이 사측과 노조 간 갈등이 커지면서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직급 및 성과 평가체계 혁신을 중심으로 기업문화 뜯어고치기 작업에 들어가 주목받고 있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글로벌 인사혁신 로드맵 수립을 위해 인사팀을 중심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의 임직원이 포함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

    삼성은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으로 운영되는 5직급 체계를 탈피하고 세부부문 리더와 프로젝트 리더 등 과제 중심의 다양한 직함을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승진, 평가, 고과 등 인사전반에 걸친 혁신을 위한 TF도 가동중이다. 일각에서는 생산성 격려금(PI)인 목표인센티브, 초과이익분배금(PS)인 성과인센티브 체계도 변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팀장없는 날, 회의없는 날, 플렉서블 출퇴근제, 안식휴가제 등을 잇따라 도입한데 이어 올 연말이나 내년 시행 목표로 진급.평가제도 혁신작업에 착수했다.

    직급체계는 기존 5직급 호칭을 유지하되 파트장, 프로젝트 리더 등을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평가제도도 현행 S.A.B.C.D 등 5등급으로 이뤄지는 상대평가제에서 S등급과 D등급은 상대평가로 유지한 채 A.B.C는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간부문에서 성과체계를 탄력적으로 확 뜯어고치는 반면, 정부산하 공공기관들은 성과체계 개편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노조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도 진통이 예상된다.

    주형환 장관은 "공공부문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위해 성과중심의 문화확산이 필수적"이라며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해 무엇보다 직원들이 우려하는 평가에 대한 공정성 확보가 중요하며, 충분한 대화와 논의를 통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공기업은 성과연봉제 도입 확대를 둘러싸고 사측과 노조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김대업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은 현행 근로기준법상 노사합의를 거쳐야 한다"며 "사측이 성과연봉제 동의서를 강제징구한데 이어 노사합의 없이 이사회를 열어 일방적으로 의결해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노조와 합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등 금융공기업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반면 송언석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호봉제 임금체계에선 동기부여가 미흡하고 생산성과 경쟁력도 저하되고 있다"며 "성과연봉제는 2013년 여야 합의로 통과된 고령자고용촉진법에서 의무화한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청년고용문제 해결, 장년층 고용안정 등을 위해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하는 절박한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