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에 친환경에너지타운 설립… 고체연료 만들어 연간 11억원 수익 기대농진청, 제조 기간·비용 줄인 신기술 개발… 석탄 1% 대체 때 1천억원 경제 효과
  • ▲ 고체연료로 변신한 쇠똥.ⓒ연합뉴스
    ▲ 고체연료로 변신한 쇠똥.ⓒ연합뉴스

    처리에 애를 먹었던 쇠똥이 귀하신 몸으로 거듭나고 있다. 축산농가의 새 수익원은 물론 석탄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 감소에도 이바지하는 효자 노릇이 기대된다.

    13일 환경부와 충남도에 따르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최근 친환경에너지타운 신규사업지 6곳을 선정한 가운데 충남 보령시의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이 사업대상에 포함됐다.

    이 사업은 보령과 인근 시·군의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하루 80톤쯤 거둬들여 악취를 없애고 말린 뒤 고체연료로 만들어 보령화력에 판매하는 것이다. 돈 들여 처리하던 가축분뇨를 돈 받고 파는 셈이다.

    건조작업에는 버려지던 보령화력의 온배수를 활용한다. 운영비 절감은 물론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기대된다.

    충남도와 보령시는 2018년까지 총사업비 53억9900만원을 투입해 보령 주교면 고정리와 오천면 오포리 발전소 부지 내에 온배수열 활용 시설과 고체연료화 시설,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충남도는 이 사업을 통해 보령시의 연간 가축분뇨 찌꺼기 처리예산 5억원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축분뇨 고체연료를 보령화력에 팔아 연간 11억3000만원의 수익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면 석탄 사용량을 줄이게 되므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배출량 감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 쇠똥으로 고체연료 펠릿을 가공하는 모습.ⓒ연합뉴스
    ▲ 쇠똥으로 고체연료 펠릿을 가공하는 모습.ⓒ연합뉴스

    마침 농촌진흥청은 수거한 쇠똥을 바로 고체연료로 만드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수분이 60% 이상인 쇠똥을 눌러 붙여 수분을 줄인 뒤 하루 이틀 만에 지름 10~20㎜ 이하의 둥근 알갱이 형태로 가공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축사에서 나온 쇠똥을 바로 가공할 수 있어 분뇨가 농가에 머무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퇴비화에 1~2개월이 걸리던 기존 제조 기간을 대폭 줄여 인건비와 운영비, 부자재비용 등도 아낄 수 있다. 시설비도 기존 방법보다 20~30% 저렴하다. 입자가 작아 건조가 빠르고 쉽게 가열되는 것도 장점이다.

    새 기술을 적용하면 쇠똥 1톤으로 300~400㎏의 고체연료 제조가 가능하다. 발열량은 1㎏당 3000㎉ 이상으로 무연탄의 70% 수준이다.

    농진청은 2014년 기준으로 한 해 발생하는 쇠똥 1997만3000톤의 일부를 고체연료로 만들어 기존 제철·발전분야에 쓰이는 석탄 소요량의 1%만 대체해도 107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농진청은 신기술을 특허출원한 뒤 산업체에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가축분뇨 고체연료를 태울 때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 문제에 대해선 "가축분뇨를 압착할 때 오염성 물질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고, 연료 크기를 줄이면 연소가 빠르게 이뤄지므로 오염물질 발생이 줄어든다"며 "오염문제가 없도록 연구를 강화해 안전한 연료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