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차가 만든 프리미엄 고속버스 프레스티지의 내부.ⓒ뉴데일리경제DB
    ▲ 현대차가 만든 프리미엄 고속버스 프레스티지의 내부.ⓒ뉴데일리경제DB

    국토교통부가 경유 차량인 프리미엄(초우등형) 고속버스의 천연가스(CNG) 버스 전환과 관련해 차량 제조사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

    경유차 감축이 정부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의 핵심으로 제시됐음에도 유명무실한 경유택시를 폐지하지 않겠다고 엇박자를 낸 데 이어 이번엔 제조사 의견은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CNG 버스 전환을 밝혀 눈총을 사고 있다.

    16일 국토부에 따르면 21인승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오는 9월12일부터 서울~부산, 서울~광주 노선에 실전 투입될 예정이다. 운행요금은 기존 우등형 고속버스보다 30% 높게 책정된다.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 일정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이 버스가 경유 차량인 점을 들어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추진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15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친환경 배기가스 기준인 유로(EURO)-6 디젤 엔진과 배기가스 저감장치(DPF) 등을 장착한 최신 차량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내버스 등 모든 노선 경유버스를 CNG 버스로 단계적으로 대체할 예정이며 프리미엄 고속버스도 이에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차량 제조사 측은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CNG 버스 전환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CNG 버스는 충전 때 갈 수 있는 거리가 짧은 데다 현재는 충전소도 적어 도입이 어렵다"며 "CNG 버스가 아닌 수소버스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1세대 수소버스를 2006년 시범 운행해 독일월드컵, 여수엑스포 등에 지원한 바 있다. 2세대 수소버스는 지난해부터 광주, 울산 등에서 운영 중이다. 현재는 3세대 수소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오는 2018년 평창올림픽대회의 지원차량으로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도 CNG 버스 계획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재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CNG 버스 전환과 관련해 검토한 부분이 없다"며 "(CNG 버스 대신) 전기차 버스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사전에 (CNG 버스 전환과 관련해) 국토부와 의견을 교환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국토부가 밝힌 내용과 다른 설명이다. 국토부가 미세먼지 대책과 엇박자를 낸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제조사의 개발방향과는 무관하게 졸속으로 대응자료를 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토부는 앞서 정부의 미세먼지 특별대책이 나왔을 때도 경유택시를 폐지할 뜻이 없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정부의 대책은 경유차 감축에 맞춰졌음에도 국토부는 유명무실한 경유택시를 존치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국토부 관계자는 "유류 가격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택시 사용 연료 다양화를 위해) 경유택시를 폐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9월부터 경유택시를 도입하고 유로-6 기준에 맞는 경유택시 연간 1만대에 한해 유가보조금(ℓ당 345.54원)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 단 한 건도 보조금 지급 신청이 접수되지 않아 유명무실한 정책이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