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구조조정 일단락·동부하이텍 실적 회복 등으로 매각 필요성 없어져동부하이텍·동부대우전자로 재도약 기틀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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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그룹이 그룹 전체 재무구조 악화의 단초가 됐던 동부하이텍을 지켜냈다. 산업은행이 동부하이텍 매각을 철회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동부하이텍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그룹 구조조정이 일부 계열사를 매각하며 일단락됐다는 점이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지난 2013년 11월부터 동부하이텍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자가 없어 흐지부지 상태였다. 이에 산업은행이 동부하이텍 매각을 철회하겠다는 의견을 매각주관사에 전달하면서, 동부하이텍은 동부그룹 계열사로 남게 됐다.

     

    동부하이텍 매각은 그 가치보다 김준기 회장의 정상화 의지를 엿보는 기준으로 활용됐다. 매각 가치가 크지 않았음에도 대주주의 희생을 보여줘야 한다는 여론으로 등떠밀려 내린 결정이었던 것.

     

    이에 동부하이텍은 2014년 4월 매각안내서 발송 후 1년여 동안 매수자를 찾았지만 자금력을 갖춘 후보자를 구하지 못했다. 중국 파운드리업체인 SMIC가 한때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지만 인수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3월부터는 사실상 매각작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다른 계열사들의 매각도 일단락되고 있다. 동부건설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최근 사모펀드인 키스톤PE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매각작업이 마무리 중이다. 동부제철은 자율협약을 거쳐 경영권이 채권단에 넘어갔으며 현재는 워크아웃 상태다. 동부팜한농은 LG화학에 팔렸다. 동부익스프레스도 KTB PE 등 FI가 경영권을 갖고 있는 상태로 재매각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때문에 동부하이텍 매각은 의미가 퇴색된 것이다. 특히 실적 개선이 명분을 만들었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매출 6666억원, 영업이익 125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연간 순이익마저 1267억원으로 창사 이래 첫 흑자를 냈다. 

     

    동부그룹은 동부하이텍 매각 철회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 계획이다.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금융 주력 계열사를 잃은 동부그룹은 동부대우전자와 동부하이텍을 중심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