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강세 속 디젤 역풍 맞은 수입차 부진SM6, 말리부 등 중형차 돌풍에 국산차 '훨훨'
  • ▲ ⓒ각 사
    ▲ ⓒ각 사

    [상반기 결산/하반기 전망/올해 상반기는 자동차업계에 이슈가 많았다. 2015년 일몰됐던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가 한 달 만에 부활하면서 업계와 소비자에게 혼란을 줬고, 르노삼성의 SM6를 시작으로 중형차 돌풍이 일었다.

    또 지난해 터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가 일파만파 확대됐다. 특히 미세먼지 사태로 디젤 퇴출이 거론되며 자동차회사들은 디젤차 판매에 직격탄을 맞았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연초 업계는 개소세 부활로 혼란을 빚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로 개소세 인하를 한 차례 종료했다.


    이에 자동차 회사들은 졸업·취업 시즌인 연초 고객 몰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개소세 인하분만큼의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정부가 2월 개소세 인하를 연장(1월 소급적용)한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일부 고객들이 "개소세 인하는 인하고 할인해준 것은 할인해준 것"이라며 1월에 약속했던 할인을 이행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자 일부 수입차 회사들은 이를 거부했지만 결국 사태가 커지자 이중 할인을 수용했다.

    정부가 시장과의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시행한 결과 업체들만 피해를 본 것이다.


    연초 차 업계에 또 다른 이슈는 자율주행과 전기차였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앞다퉈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들면서 우리 정부도 연구목적의 자율주행차 실도로 주행을 허가한 것이다.

    이에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DH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시험차량을 등록하고 자율주행차 개발경쟁을 본격화했다. 수입차 회사들은 반(半)자율주행 수준의 선진기술을 탑재한 신차를 출시하며 이목을 끌었다.


    국산차를 선도하는 현대·기아차가 아이오닉과 니로를 각각 선보였고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린 테슬라의 모델3 예약 접수가 시작되면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현대·기아차는 2018년 1회충전 주행거리 320㎞ 이상의 전기차를 선보인다는 개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 ▲ 한국지엠 신형 말리부.ⓒ뉴데일리경제
    ▲ 한국지엠 신형 말리부.ⓒ뉴데일리경제


    상반기 국산차 시장에서는 중형차 돌풍이 일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연초 SM6를 선보이면서 관심 몰이에 성공했고 한국지엠도 쉐보레 말리부 신형을 출시하면서 중형세단 시장이 다시 한 번 국산차 시장에 중심으로 부각됐다.


    실제로 SM6는 상반기 르노삼성의 최대 판매 차량으로 떠올랐다. 말리부 역시 한국지엠에게 사상 최대 월 판매 실적을 안겼다. 두 신차의 출시를 전후로 부진했던 현대차의 쏘나타 역시 연식변경 모델을 선보이며 판매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시장에 충격을 준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는 상반기 내에 해결을 보기는커녕 그간의 불법행위가 드러나며 사태가 커졌다.


    폭스바겐코리아의 리콜 계획안은 잇따라 환경부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검찰은 과거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등 전·현직 임원 소환을 통해 엄정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국내 집단소송도 미국에서 보상안이 발표됨에 따라 그에 준하는 보상안을 요구하겠다며 폭스바겐을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최대 이슈는 미세먼지 감축에서 빚어진 디젤차 퇴출 논란이다. 지난 5월 정부가 미세먼지 감축을 선언하면서 주 요인으로 디젤차가 지목됐다. 이에 환경부는 클린디젤을 한순간에 더티디젤로 몰면서 경유값 이상 등 디젤 퇴출 방안을 내놔 비난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디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저하되면서 그동안 디젤 중심으로 판매를 이어온 수입차 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


    글로벌시장에서는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선언도 있었다. 6월 전 세계 자동차시장은 브렉시트 여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영국 내에 생산공장을 가진 회사들은 유럽 판매에 치명타가 예상된다. 반대의 경우도 유럽 판매 2위 규모인 영국시장에서 가격경쟁력 하락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는 유럽에 영업망을 갖춘 현대·기아차와 쌍용차가 이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이후 달러·엔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오히려 가격경쟁력면에서 경쟁국인 일본차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은 피해가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이슈 속에서도 내수 시장은 호조세를 보였다.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요차 등 완성차 5개사는 일제히 내수 판매 상승세를 기록했다.


    디젤 역풍을 맞은 수입차는 전년 대비 저조한 성적이 예상된다.


    하반기 전망은 우울하다. 자동차업계는 내수 판매를 견인한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종료됐고 브렉시트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어 상반기보다 상황이 안 좋다고 전망했다.

  • ▲ 르노삼성 QM6.ⓒ르노삼성자동차
    ▲ 르노삼성 QM6.ⓒ르노삼성자동차


    상반기 판매를 이끈 '신차 효과'도 약하다. 볼륨차급에서 신차가 부족해서다.


    르노삼성의 QM6를 제외하고 이렇다 할 만한 국산 신차가 없다. 시장의 관심을 끄는 그랜저, 모닝 신차는 연말에나 나올 것으로 보여 하반기 시장에 영향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노후 디젤차에 개소세 인하 정책을 발표했지만 일부 고객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상반기만큼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해외시장은 중국 기조효과,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 개선 가능성 등으로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