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견인 대안 조차 잃은 시장의 유일한 살길은 '허리띠 졸라매기' 뿐"케이블TV 가입자, IPTV가 추월…"양극화 현상 심화될 것"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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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경제DB
미래부의 최종 결론이 나진 않았지만, 최근 공정위의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불허 판정에 케이블 업계가 인원감축 등 내부 구조조정이 일까 '좌불안석'이다.
가뜩이나 홈쇼핑 매출 하락세에, 이통사 IPTV에 가입자를 뺏기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 견인 대안 조차 잃은 시장의 유일한 살길은 '허리띠 졸라매기'"라는 말이 업계에 돌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케이블 업계에 내부 구조조정이 일수 있다는 이야기가 팽배하다.
방송·통신 융합을 새 돌파구로 생각했던 업계는 공정위의 인수합병 불허 판정으로 '자기 살길 찾기'를 모색하고 있지만, 성장 견인 대안을 찾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CJ헬로비전, 딜라이트 등 기존 가입자를 어느정도 보유하고 있는 케이블 업체 뿐 아니라 지역 케이블 업체들의 '허리띠 졸라매기'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케이블 업계는 현재 '위기'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시기다. 저가 요금의 열악한 수익구조와 지상파 재송신료 등 콘텐츠 수급비용 가중, 사업자 규모의 한계, 속수무책인 이동통신 결합판매 문제 등 '사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
케이블 업계의 대표성을 지니는 업계 1위 CJ헬로비전은 올 1분기 실적 매출 2928억원, 영업이익 26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4.85%, 6.64% 감소했다.
지난 4월 사명을 바꿔 새 도약을 노린 딜라이브(씨앤엠)는 2000년대부터 몇차례 주인이 바뀌며 변화하는 케이블시장에 대응해왔지만, 지난해 초부터 매물로 나와 매각설에 계속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운영하는 현대HCN의 경우도 한 때 LG유플러스에 인수된다는 설이 있었지만, 이번 방송·통신 융합 불허 추세 속 'M&A'의 움직임은 한동안 꿈도 꿀 수 없게 됐다.
티브로드는 올해 1분기 보고서에서 "지난해 국내 방송서비스 매출은 2014년보다 8.2%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나, 종합유선방송은 유료방송 매체 간 경쟁 심화로 가입자 감소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업계 손꼽히는 업체들의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정이 열약한 지역 케이블 업체들은 '허리띠 졸라매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나 지역 SO 가입자가 결합상품 등의 혜택을 가진 이통사 IPTV로 넘어오는 추세라 인원감축 등 내부 구조조정에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청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케이블 TV 가입자는 1380만명으로 1406만명인 IPTV와 위성방송 가입자에 추월 당했다.
그간 케이블TV의 성장 둔화와 IPTV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가입자 격차 축소는 당연한 사실이었으나, 이번 가입자수 역전은 충격적이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케이블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이 케이블 시장의 가이드라인이 되길 바랬던 시장의 실망감은 상당히 크다"며 "자구적 도약을 모색했던 기업들도 정부의 인수합병 늦장 대응 혼란이 지속되는 동안 '투자 골든 타임'을 놓쳤다. 인원감축 등 회사 내부의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도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출이 줄고 가용할 수 있는 돈이 줄면 '허리띠 졸라매기'를 하는 것은 어는 기업이든 당연한 수순"이라며 "미래부의 인수합병 최종 결론이 나봐야 알겠지만, 이번 공정위의 인수합병 불허판정은 IPTV와 케이블TV 업계의 양극화 심화현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업계 관계자 역시 케이블업계 내부 구조조정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를 어느정도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당장의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재정이 열약한 지역 SO들은 어떤식으로든 내부적 변화로 자구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홈쇼핑 방송 매출 증가세가 더뎌지면서 홈쇼핑 수수료가 둔화된 것은 물론, IPTV로의 가입자 이탈로 업계는 갈수록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