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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합방송법 재의결, CJ헬로비전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인해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잡음이 난무하면서 케이블 업계 한숨이 길어지고 있다.
매출 감소로 인한 방송·통신 융합을 새 돌파구로 생각했던 업계는 최근 이 같은 이슈들이 시장에 악재로 작용될까 '좌불안석'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홈쇼핑 매출 하락으로 인한 수수료 감소는 물론, IPTV로의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며 속이 타들어 가고 있는 모양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상파와 케이블TV, 위성방송을 더해 인터넷TV(IPTV) 규제를 통합하는 '방송법 개정 법률안(통합방송법)'이 국무회의에서 재의결됐다.
통합방송법은 그동안 지상파, 케이블방송, 위성방송을 아우르던 방송법과 IPTV를 관할하는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 특별법)을 통합 정비한 것이다.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라는 원칙 아래, 다른 법을 적용하면서 발생되던 규제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개정안은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다른 사업에서의 지배력이 유료방송사업으로 부당하게 전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유료방송 사업자간 소유·겸영 상한선에 관심이 모아지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방송법이 제정되면 그에 따라 지분 소유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방송법에는 지상파방송사업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위성방송사업자가 시장점유율 등을 고려해 다른 사업자의 주식 또는 지분을 33%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지만, IPTV 특별법에서는 소유·겸영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이에 더해 최근 100억원대 조세포탈 혐의로 CJ헬로비전이 경찰 조사를 받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SKT-CJHV' 인수합병 심사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CJ헬로비전 지역방송사들이 허위로 비용을 부풀리고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정황을 포착·수사를 진행 중인데, 범죄 혐의를 무시하고 심사 당국이 결론을 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인수합병 당사자인 SK텔레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이번 수사 관련해서는 특별히 들은 바 없다"며 "수사가 시작됐다고 하니,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케이블 업계는 한숨만 내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방송·통신 융합을 새 돌파구로 생각했던 업계는 무기한 인수합병 심사 보류로 '코마'상태에 돌입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케이블 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 방송 매출 증가세가 더뎌지면서 홈쇼핑 수수료도 둔화된 것은 물론, 무엇보다 IPTV로의 가입자 이탈로 업계는 갈수록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며 "그런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 같은 이슈들이 잇따라 생겨나며 그저 답답할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IPTV가 상대적으로 VOD 콘텐츠 양이 많고, 결합상품 혜택이 뚜렷하다 보니 케이블TV 가입자의 IPTV로 이동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런 상황 속 기업의 성장을 견인할 대안조차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정부가 IPTV와 점점 쇠락의 길로 가는 케이블 업계간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