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일괄발송 아닌 40여초 간격으로 무작위 분산발송기지국 망신호 처리수준 평상시 25~30%, 재난문자 발송시 60% 치솟아…"망부하 때문에 분산발송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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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상현 기자

     

    # 지난달 31일 회사원 남모(29)씨는 친구들과 대화를 하던 도중 국민안전처로부터 폭염주의보 '긴급재난문자'를 받고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똑같은 형태의 재난문자임에도, 개인별 4분 가량의 각기 다른 시간차를 두고 문자가 도착한 것. 전시 상황과 같은 위급 상황이었더라면, 몇분 사이 생사가 갈렸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국가 재난 발생시 정부가 국민들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는데, 이통사들이 이를 기지국에서 일괄처리가 아닌 분산처리를 해 수신 시간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사들은 긴급재난문자 발송시 전국민을 상대로 발송을 하면 기지국에 일시적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몇초 간격으로 나눠 문자를 분산 발송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국민들은 전시상황 같은 긴급 상황시 몇분 사이에 생사가 갈릴 수도 있는 만큼, 이 같은 개인별 문자메시지 시간차는 '생사의 복불복 게임'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2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국민안전처는 오전 11시를 기해 폭염주의보를 알리는 긴급재난문자를 국민들에게 발송했다.

    국민안전처는 지난 2006년 긴급재난문자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재난상황이 발생하면 문자메시지(SMS)가 아닌 셀브로드캐스팅 서비스(CBS)방식으로 국민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다.

    CBS 방식은 각 통신사의 서버로 긴급재난문자 발송을 요청하고, 이동통신 사업자는 기지국을 통해 이용자 단말로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는 구조다.

    그러데 문제는 이 같은 긴급재난문자가 개인별로 시간차를 두고 수신돼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여름 시즌에 자주 발송되는 폭염주의보 재난문자는 조금 늦게 받아도 상관없지만, 전시상황과 같은 위급상황시 몇분 사이 생사가 갈릴 수도 있는 만큼 개인별 수신 시간차가 발생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국민안전처의 폭염주의보 문자는 개인마다 달랐지만, 평균 4분 간격의 시간차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통사들은 기지국은 한정돼 있는데, 전국민을 상대로 문자를 일괄적으로 보내면 통신 과부하가 걸려 어쩔 수 없이 평균 40초 간격으로 문자를 무작위·분산 발송을 한단 입장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의 망신호 처리수준은 재난문자를 발송하지 않는 평상시에 25~30%에 불과하나, 재난문자 발송시에는 순간 부하량이 2배 증가해 60% 수준으로 증가한다"며 "여기에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등 스마트폰 앱을 동시다발적으로 사용한다면 망부하는 더욱 급증한다"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면 기지국 망운용 부담이 몇 배로 증가하는데, 여기에 앱을 추가로 사용하고 있다면 망부하량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다.

    업계는 긴급재난문자를 모든 국민이 거의 동시에 받아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단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난이 발생할 때 마다 긴급재난문자의 시간차가 발생한다면, 국민들의 목숨은 위급상황시 몇분 차이로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는 '복불복 게임'과 같은 결과를 낳게될 것"이라며 "한국 스마트폰 보급율이 88%로, 정부가 재난 상황을 알릴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 휴대폰 문자서비스인 점을 감안할 때, 국가 통신망을 관리하는 미래창조과학부 및 관련 사업자들이 적극 협의해 재난문자의 안정성과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