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하반기 불획실성 커진다" 유럽시장 점검정의선 부회장, 리우올림픽 응원 및 중남미 확대 전략 체크
  •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현대차그룹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현대차그룹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글로벌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아버지인 정 회장은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가 있는 유럽으로, 아들인 정 부회장은 브라질, 멕시코 등이 있는 중남미로 향했다. 부자(父子)가 서로 정반대 방향으로 이동해 효율적인 역할 분담을 한 것. 이들의 이번 행보는 해외공장을 점검하면서 하반기 돌파구 마련을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은 지난 2일부터 3일간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 현지공장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정몽구 회장의 유럽행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급변하는 유럽시장 진단과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올해 현대·기아차의 유럽 판매목표는 89만1000대로 사상 최대치다. 상반기 유럽 자동차 산업수요는 9.1%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글로벌 시장을 이끌었다. 현대·기아차 역시 49만1000여대를 판매하며 12.3%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유럽시장은 0.7%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정몽구 회장은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 등 유럽 생산 공장을 찾아 하반기 돌파구 마련을 주문했다.


    정몽구 회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최대 판매가 예상되는 유럽을 필두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대차 러시아 공장을 찾아 "러시아 시장에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며 "시장이 회복됐을 때를 대비해 우리 브랜드가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러시아 자동차시장이 침체 일로를 달리고 있음에도 현대차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15.1%에서 20.3%로 크게 확대됐다.


    현지 전략 차종인 쏠라리스와 리오는 올해 각각 4만5930대, 3만9454대 판매되며 러시아 시장 베스트셀링 1,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이달부터 소형 SUV 크레타도 투입,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2일 현대차 러시아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현대차그룹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2일 현대차 러시아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현대차그룹


    이후 슬로바키아로 이동한 정 회장은 기아차 공장을 방문해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했다.


    기아차 유럽공장은 현지 전략형 모델인 소형 MPV 벤가와 준중형 해치백 씨드, 지난해 11월 투입된 신형 스포티지가 생산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17만8000여대를 생산했다. 연말까지 총 33만5000대 이상을 생산할 계획이다.


    정몽구 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럽시장도 하반기에는 불안요인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상황은 우리만의 어려움이 아닌 자동차 산업 모두의 어려움이다. 미래를 선점해 일류 자동차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정 회장은 지난 4일 체코 노소비체에 있는 현대차 체코공장 방문을 끝으로 유럽공장 점검을 마무리했다.


    마지막까지 현지 공장 담당 임원들과 생산품질에 대해 의견을 나눈 정 회장은 "결국은 품질이다. 제품의 품질, 고객만족의 품질 등 생산은 물론, 판매와 서비스까지 전 분야에서 고객지향의 품질주의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버지 정몽구 회장이 유럽 점검에 나선 동안 정의선 부회장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브라질로 향했다.


    대한양궁협회장으로서 2016 리우올림픽 참관차 떠난 것도 있지만, 정 부회장은 양궁 경기 일정이 마무리된 후 현대차 브라질 공장도 점검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은 현대차의 남미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2012년 9월 양산에 들어갔다. 최근 브라질 자동차시장이 경기침체에 빠져 있지만, 현대차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점유율 4위를 기록,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브라질 공장에서는 현지 전략 모델인 HB20을 생산하고 있다. HB20은 브라질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량으로 기록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중장기적으로 중남미 지역 신흥시장 개척 등 판매개선을 계획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자동차 제조사로는 유일하게 리우 예수상 이미지 사용권을 획득하는 등 기업홍보에 적극적이다.


    이에 정 부회장은 올림픽 양궁 일정 이후 현지 임원진과 만나 중남미 지역 점검과 판매개선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은 하반기 유럽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점검차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 공장을 순회하고 귀국했다"며 "정의선 부회장은 올림픽 양궁 일정 등으로 브라질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8일 2016 리우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메달수역식에서 시상을 하고 있다.ⓒ대한양궁협회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8일 2016 리우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메달수역식에서 시상을 하고 있다.ⓒ대한양궁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