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사들이 올들어 해외 투자 규모를 두자릿수 비율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환경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해외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해 투자수익률을 높이려는 것이다.

    보험사의 수익 구조는 보험계약자들이 납입한 보험료를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을 내는데, 저금리가 계속되면 국내 주식이나 채권 투자만으로는 운용수익률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9일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5월 말 현재 해외 유가증권 규모가 있는 20개 생보사의 해외 투자규모는 59조51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 말(37조7167억원) 대비 57.8% 증가한 수치다.

  • 해외 유가증권 규모가 가장 많은 곳은 한화생명으로 11조9852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은 9조9545억원, 삼성생명은 9조9236억원, NH농협생명은 8조318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생명은 외화 유가증권  규모가 4조원대였고 흥국생명, KDB생명, 동양생명, AIA생명, 동부생명 등은 각각 2조원을 웃돌았다.

    한화생명이 해외 유가증권 규모가 가장 많은 것은 해외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한데 따른 결과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저금리로 인해 국내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졌다"며 "안전자산보다 운용자산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올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운용자산을 해외채권 위주로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세워 해외 유가증권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작년 5월 말과 비교해 알리안츠생명을 제외한 19개사는 외화 유가증권 규모가 증가했다. 이중 7개 생보사는 해외투자 규모가 2배 이상 불어났다.

    KB생명은 올해 5월 해외 투자가 작년 5월 보다 6.5배 증가했다. 같은기간 NH농협생명과 IBK연금보험은 각각 3.3배, 동양생명 3.2배, 신한생명 2.9배, 미래에셋생명 2.4배, 흥국생명 2.1배 증가했다.

    현대라이프생명, 라이나생명, 푸르덴셜생명 등 3개사는 작년에 해외 투자규모가 전혀 없었다가 올해 해외 투자가 발생했다.

    메트라이프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ING생명, AIA생명, KDB생명, 동부생명 등 7개사도 해외투자 규모가 작년 5월 말보다 두자릿 수 비율 증가했다. 이밖에 하나생명은 7.2% 증가했고 삼성생명은 5.3% 증가했다.

    반면 알리안츠생명은 유일하게 외화 유가증권 규모가 작년 5월 말 대비 7% 감소했다.

    그 결과 20개 생보사 가운데 17개사는 전체 유가증권에서 해외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보다 높아졌다. 한화생명 등 8개 생보사는 전체 유가증권에서 해외 투자 비중이 20%를 웃돌았다. 생보사들이 해외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은  보험료 적립금 이자보다 투자수익이 적은 역마진 현상을 보완하려는 전략이다.


  • 이와 관련해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대응해  보험사들이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며 "금리연동형 보험상품 이자율인 공시이율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채권으로는 운용수익률을 높이기 힘들어 해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