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탈락자 일부 재도전… 후보자 추천 땐 공정성 시비일 듯최 전 사장 조기 사퇴 때부터 낙하산 의혹… "투명하게 공개해야" 의견도
  • ▲ 수자원공사.ⓒ연합뉴스
    ▲ 수자원공사.ⓒ연합뉴스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사장 공모가 깜깜이로 진행돼 낙하산 인사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공모 진행 과정이 베일에 싸여 있다 보니 억측만 낳고 있다.

    31일 수공에 따르면 사장 재공모 접수가 지난 24일 마감됐다. 믿을 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재공모에는 10명 안팎이 지원서를 냈다. 지난 1차 공모에는 8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1차 서류심사를 거쳐 면접 과정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모와 관련해 추가로 알려진 내용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수공은 관련 내용을 함구하고 있다. 앞서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추천 후보자를 모두 부적격 판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과 무관지 않다는 견해다. 공운위는 지난달 28일 수공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3개월여의 심사를 거쳐 추천한 사장 후보자 3명에 대해 모두 부적격 판단을 내렸다.

    문제는 소위 깜깜이 공모가 공정성 시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소식통을 인용하면 재공모에는 1차 공모에 응했던 일부 지원자가 다시 지원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공모와 관련해 1차 공모 지원자는 참여할 수 없다는 별도의 제한사항은 없었다. 일부 지원자의 재도전에 원칙적으로 하자는 없다는 얘기다. 이론적으로는 이들이 심사를 거쳐 공운위에 후보자로 추천되고 사장에 임명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사실상 심사과정에서 낙방했던 지원자가 사장이 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차 공모에서 이들보다 나은 평가를 받아 추천됐던 후보자는 모두 고배를 마셨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공운위 결정에 모순이 생기는 셈이다.

    수개월째 사장이 공석인 수공은 이미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5월 최계운 전 사장이 임기를 6개월여 남기고 돌연 사퇴하면서 4·13 총선에서 낙선한 인사들을 달래기 위한 자리 봐주기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공운위의 부적격 결정은 이런 의혹을 부채질했다.

    공모 진행 과정이 장막에 싸여 있다 보니 호사가들 사이에선 여러 억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나이와 관련한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차기 수공 사장은 최 전 사장과 같은 1955년생이 될 거라는 얘기다. 올해 들어 사장이 교체된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중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한국공항공사 전·현직 사장이 공교롭게 나이가 같다는 게 이유다. 최연혜 전 코레일 사장과 홍순만 현 사장은 나란히 1956년생으로 알려졌다. 김석기 전 공항공사 사장과 성일환 현 사장도 1954년생으로 나이가 같다.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기관별로 내규나 사정이 달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공기업 수장은 별도의 인사청문회가 없어 인선 후 문제가 불거지는 경우가 많다"며 "밀실·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일 수 있고 자체 검증에서 놓치는 게 생길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기본적인 정보를 공개하는 게 기관으로서도 부담을 줄이고 적임자를 뽑는 방법"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김 교수는 "일부 기관은 지원자 현황조차 함구할 때가 있는데 비공개로 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알권리라는 측면에서 보면 공직에 나서겠다는 지원자의 경우 처음부터 기본 정보를 공개하는 게 투명한 인사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