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감지기 및 관련 기술 보유에도 초고층 건물만 일부 도입별도 규정없이 옵션 사항, 단층·구형 건물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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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상북도 경주를 중심으로 진도 5.0 이상의 지진 및 2.0 이상 여진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 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엘리베이터업계는 지진 대응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관련 규정이 없어 해당 기술은 선택사항에 불과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북 경주시에서 진도 5.1, 5.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뒤 일주일간 크고 작은 여진이 잇따르고 있다. 이렇다 보니 국민들의 지진 관련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오티스엘리베이터,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등은 지진관측감지기(이하 지진감지기)를 통해 지진에 대처하고 있다.

    지진감지기는 통상적으로 건물 꼭대기 층에 있는 기계실 위에 설치한다. 진동 발생 시 자동관제시스템이 작동하고, 운행 중인 승강기가 가장 가까운 층으로 이동해 문을 개방하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엘리베이터에 사용되는 지진감지기의 도입에 대한 의무화 규정이 없고, 도입된 것도 초고층 건물에 주로 사용되는 만큼 지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측은 "현재 지진감기지에 대한 보유 현황을 조사 중"이라며 "아직까지 검사 규정에 지진감지기 도입 등에 대한 부문이 없는 것은 사실이며, 국민안전처에서 관련 규정을 고시하는데 당장 개선 방안 등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실제 국민안전처에서는 지진 대피 행동 요령 중 하나로 "지진 발생 시 엘리베이터 탑승 금지"라는 지침을 내리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지진 발생 시 취약하다는 얘기다.

    국내 건설 부문에서 내진 설계 비율은 20%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베이터 역시 지진 관련 규정이 없는 상황인 만큼, 지진감지기 도입 규모는 전체 20% 미만일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누적 엘리베이터 설치대수는 약 57만대이며, 단납기(5층 이하 저층용) 시장은 연간 1만8000대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지진 발생 시 엘리베이터를 탑승하는 것은 다소 위험하다"며 "30층 이상 초고층 건물 또는 신형 아파트가 아닌 이상에는 엘리베이터 탑승객들이 지진 발생 시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