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이어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까지 '눈독'… 패션 빅 3 도약 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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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이 패션기업 '한섬'에 이어 SK네트웍스 패션 부문까지 눈독 들이며 패션 사업 강화에 팔벗고 나섰다. 이번 대형 M&A가 성사될 경우 현대백화점은 기존의 한섬과 더불어 연 매출 1조 원을 넘는 패션 빅3 기업으로 우뚝선다.
정지선 회장의 승부사 기질과 '뚝심'이 현대백화점그룹을 유통을 넘어 패션, 가구 등 제조업으로 확대하고 있다.
20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과 SK네트웍스는 비공개 협상을 통해 오브제, 오즈세컨, 세컨플로어 등 자체 브랜드는 물론 캘빈클라인, 타미힐피거 등 수입브랜드 등 12개 브랜드를 운영 중인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문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각 금액은 3000억원대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SK네트웍스 패션 부문 인수를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그러나 업계는 정 회장이 지난 2012년 인수한 한섬이 패션산업 침체 속에서도 나 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이번 SK네트웍스 패션 부문 인수도 정 부회장의 결정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이 직접 나선 만큼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과 SK네트웍스가 이미 영업양수도 계약서까지 작성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이 패션 부문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지난 2012년 인수한 한섬이 최근 매출 고공행진을 펼치며 확고한 패션 강자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사실 한섬은 현대백화점그룹 인수 이후 초기 2년간 어려움을 면치 못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너무 비싼 값에 인수했다', '승자의 저주다'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러나 정 회장은 뚝심 있게 사업을 밀어붙이며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 등 유통채널 협력시스템 구축,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해 2014년부터 실적을 정상궤도에 끌어올렸다.
한섬의 올해 2·4분기 매출액은 12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신장했다. 올해 매출 7000억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2년 인수 당시 한섬이 49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41% 늘어난 금액이다.
지난 19일엔 중국 현지 업체인 항저우지항실업유한공사와 836억원 규모의 중국 독점 유통계약도 체결하는 등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한섬으로 패션 강자에 오른 현대백화점이 만약 SK네트웍스 패션 부문까지 인수한다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제치고 삼성물산(패션부문)·LF에 이어 패션 부분 3위까지 오를 수 있다.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은 지난해 5652억에 매출을 올려 국내 패션 부문 5위를 기록하고 있다.
SK네트웍스 역시 가전업체인 동양매직 인수전에 최근 뛰어들며 신성장 먹거리 찾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매각이 확정되면 SK네트웍스는 주축 부문인 상사(무역), 정보통신, 에너지판매(주유소), 카라이프(렌터카, 정비), 호텔사업에 집중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이 완료되면 현대백화점은 패션 부문을 강화할 수 있고 SK네트웍스는 주축 사업 및 신성장 먹거리 찾기에 집중할 수 있어 양측 모두 '윈윈(WIN-WIN)'전략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지선 회장은 주변에 만류에도 불구하고 뚝심 있게 한섬 인수를 밀어붙였고, 인수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라며 "이번 SK네트웍스 패션 부문 인수 역시 정 회장이 직접 밀어붙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