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이달 21일 상장계획 한달 뒤로 미뤄…공모규모 축소서플러스글로벌 등 중소형사,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 철회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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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밥캣의 기업공개(IPO)일정이 전격 연기되면서 IPO시장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두산밥캣과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초대형 기업들의 가세로 중소형 공모주 시장 위축 우려가 나오던 상황에서 두산밥캣까지 상장계획을 연기하면서 시장 전반에 찬바람이 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전일 공시를 통해 "공모물량을 줄이는 등 공모구조를 조정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 안팎에서는 두산밥캣의 이번 IPO 연기 원인으로 업계 평균보다 다소 높은 수준의 공모 희망가와 공모 물량 부담 등을 꼽고 있다.


    당초 두산밥캣이 제시한 공모 희망가 범위는 주당 4만1000∼5만원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을 연 환산한 올해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 18.1∼22.1배 수준이었다.


    그러나 코스피 기계장비 업종의 올해 평균 예상 PER가 14배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높은 수준이다.


    대규모 공모물량도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우려로 이어지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이 공모하려던 주식 수는 총 4898만1125주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 6∼7일 진행된 수요 예측에 참가한 기관 투자자 중 상당수가 희망 공모가 하단보다 낮은 금액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수요 예측을 통해 공모물량 이상의 투자의사는 확인했으나, 이해관계자들이 만족하는 접점을 찾기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두산밥캣을 시작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넷마블게임즈 등 하반기 '빅3'의 IPO가 이어지며 꽁꽁 얼어붙은 공모주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가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올해 최대 기대주로 불리던 호텔롯데의 상장이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로 연기되며 시장 관심은 이들 '빅3'에 집중됐다.


    그러나 두산밥캣까지 상장이 연기되면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극심한 한파에 시달리던 IPO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오는 20일 코스닥 상장 예정이던 서플러스글로벌은 최근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부진을 이유로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서플러스글로벌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7400~9400원이었지만, 희망밴드 하단을 밑도는 가격에 기관수요가 몰려 상장을 철회했다.


    인테리어 전문기업인 까사미아도 기관 투자자들이 공모에 많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IPO 계획을 철회했다.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가가 애초 기대했던 것 이하로 정해지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상장한 엘에스전선아시아 공모가는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해 희망 공모가 범위(1만∼1만5000원)보다 낮은 8000원에 확정됐다.


    업계는 공급 과잉을 중소형주 IPO 시장침체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시로 들어오는 자금은 한정된 상황에서 초대형 IPO가 11~12월에 줄줄이 예정돼 중소형사들은 맞대결을 피하고 싶어한다"며 "투자자들도 대형 IPO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기 때문에 중소형주들에 대한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IPO 시장에서 '빅3' 중 하나로 손에 꼽히던 두산밥캣이 IPO를 연기하면서 공모주 시장의 한파가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