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가격 최우선으로" VS 머스크·MSC 등 글로벌 선사 '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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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해운 제공

기사회생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주요 알짜재산이 매각된다. 법원은 14일 한진해운의 최대 알짜재산으로 분류되는 아시아-미주노선 영업망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영업망 가치가 더 하락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매각을 진행한다는게 법원 측 계획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 6부는"한진해운이 회생이 되더라도 미주 노선을 다시 이전처럼 정상적으로 영업하기는 어렵다"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영업망에 대한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주관사 선정을 그대로 두고 매각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머스크·MSC 등 글로벌 선사 '군침'

법원이 낸 한진해운의 알짜재산은 아시아 미주노선 뿐만 아니라 물류운영시스템, 해외자회사 10곳, 컨테이너선 5척 등 일부 유형자산도 포함된다. 

한진해운 매각 공고 소식이 알려지자 해외선사들이 기회를 옅보고 있다. 머스크,MSC,2M 등 해외 대형 선사들이 한진해운의 미주 노선을 탐내고 있다. 그도그럴것이 아시아-미주노선은 글로벌 네트워크 가치를 고려하면 많게는 수천억원대까지 내다볼 수 있는 '알짜'이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이 40년간 쌓아 올린 공든탑이자 동시에 아시아 시장을 장악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머스크는 지난달 8일 4000TEU급 선박 6척을 배치해 중국 선전~상하이~한국 부산~미국 LA 롱비치를 연결하는 TP1 서비스를 신설했다. MSC도 한국 부산~중국 상하이~선전~캐나다 프린스루퍼트를 도는 노선에 5000TEU급 컨선 6척을 투입하면서 본격적인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관련업계에서는 무엇보다도 법원이 가격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한 이상 글로벌 선사가 한진해운의 알짜자산을 가져갈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해운업계 "외국선사 보다는 국내선사가"

해운업계에서는 해외 선주 보다 국내 현대상선이라도 한진해운의 알짜노선을 가지고 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상황은 녹녹찮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꼭 현대상선이 아니더라도 국내 해운·물류업체가 한진해운의 자산을 인수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이를 2M 등 해외업체에 내줄 경우 한진해운 사태 이후 수출 기업들의 제2, 제3의 피해들이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한진해운이 파산되면 물류대란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한진해운 파산시 피해금액만 20조원대에 이를 것이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 매각 공고 정확하게 확인 후 참여 여부 결정

국내 현대상선 역시 매각 공고를 유심히 살펴보고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수 가능성에 대해 관련업계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정부 압박으로 입찰에 참여는 하지만 실제 높은 가격을 써내기는 어렵다. 현대상선 자체가 구조조정 중이고 자칫 한진해운 자산을 거둬들이는데 부리한 자금을 투입했다가는 현재 상황마저 악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는"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본 후에 참여할지 말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매각 공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의사를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산가치가 있다면 인수전에 나서야겠지만 한진해운의 미주 장악력이 상실되고 신뢰가 상당히 하락한 상황에서 인수할 가치가 있는 지는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향후 법원은 28일 예비입찰을 진행하고 인수의향서를 낸 업체들을 상대로 예비 실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