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본연의 의미 퇴색시켜 vs 고객들에게 혜택 돌려주기 위한 마케팅일 뿐
  • ▲ GS25가 한정판으로 판매한 로보트태권브이 블루투스스피커 ⓒGS25
    ▲ GS25가 한정판으로 판매한 로보트태권브이 블루투스스피커 ⓒGS25


    평소에 구입할 수 없는 특별한 소장품용 제품 '한정판'이 장기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독보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편의점 업계가 열띤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정판' 제품이 지나치게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만 자극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등 상술에 대한 논란도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업계에서 최근 조건 충족 시 '한정판' 제품을 증정하는 식의 마케팅이나 기존에 있었던 제품에 유명 IP(지적재산권)를 콜라보한 아이디어 제품을 출시해 고객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문제는 '한정판'을 강조하다 보니 기본 제품은 부가적인 상품으로 전락해 본연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데 있다.

    CU에서 옥스퍼드와 협업해 한정 수량 판매한 PB 블록 장난감은 마니아를 겨냥해 차익을 노리는 리셀러(reseller)의 표적이 되고 있다.

    실제로 '1탄 달리는 CU'는 출시 일주일도 안되 3000개 수량 완판을 기록했고, 2탄 '변신하는 CU'는 5000개 한정 수량의 8배가 넘는 4만개가 전국 점포에서 발주됐다.

    '한정판'이었기 때문에 물품을 구하지 못한 마니아들은 중고사이트에서 웃돈을 주고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마니아들의 수집욕을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 ▲ 중고사이트에 CU 블록 장난감이 거래되는 모습 ⓒ네이버 카페
    ▲ 중고사이트에 CU 블록 장난감이 거래되는 모습 ⓒ네이버 카페


    GS25의 경우 '나만의 냉장고' 앱을 통해 스템프 몇 개 이상을 찍으면 한정판 제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지난 7월 GS25와 코카콜라가 함께 진행한 '로보트 태권브이 블루투스 스피커' 증정 이벤트는 스탬프 30개를 모은 고객에게 선착순으로 한정 수량 스피커를 증정하는 이벤트였다.

    스탬프 1개를 얻기 위해서는 코카콜라의 행사 상품 30종 중 한 가지를 구매하면 된다. 

    11월 진행된 Cafe25 다이어리 선물 이벤트 역시 비슷한 방법으로 진행됐다. GS25에서 '카페25' 를 구매하면 나만의 냉장고에 스탬프 1개가 생성되며, 이 스탬프를 10개 모은 선착순 4500명에게 Cafe25 다이어리를 증정하는 방식이다.

    한정판으로 진행되고, 별도로 구매가 불가능하다 보니 마니아들에게는 놓치고 싶지 않은 제품이다. 이 때문에 일부 마니아들은 제품 자체 보다 사은품을 빨리 얻기 위해 제품은 소모품 정도로만 구매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

    대학생 이 모씨(26세)는 "GS25에서 판매하는 다이어리를 얻기 위해 커피는 친구에게 사주고 스템프만 모았다"라며 "중학교 시절 포켓몬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정작 빵은 버렸던 것과 비슷하다. 솔직히 제품보다 사은품에 관심이 더 많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한 피규어 역시 이와 한정판 마케팅을 진행해 성공을 거뒀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에서 한정판으로 내놓은 '미키마우스' 15만개(2015년 4월), '어벤져스' 25만개(2015년 10월), '원피스' 22만개 (16년 4월) 피규어는 모두 완판됐다.

    피규어 구매 조건은 일반 상품 5000원 이상 구매 시 피규어를 5000원에 구매 가능하며, 7000원인 이상 구매 시에는 39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별도 구매는 물론 사전에 어떤 캐릭터인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즉, 해당 피규어를 가지고 싶은 마니아라면 구매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부과적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밖에 없다.

    편의점 한 아르바이트 생은 "당시 피규어를 구매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라며 "대부분 피규어에 중점을 뒀지 같이 구매한 물품에는 관심이 크지 않았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한편 이러한 논란에 대해 편의점 관계자들은 고객들의 즐거움을 주기 위한 마케팅일 뿐, 한정판 제품을 상술로 보는 것은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편의점 관계자는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해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이러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일 뿐, 상술이 아니다"라며 "만약 이런 마케팅이 상술이라면 1+1 제품 역시 상술로 바라봐야 한다. 마케팅의 기본 취지는 고객들에게 많은 혜택을 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