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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3분기에도 견조한 영업성과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이어갔다. 4분기 대형 프로젝트 수주도 계획돼 있는 만큼 연간 목표실적은 거뜬히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업계 최고 수준의 미청구공사금액과 늘어나는 매출채권에 대한 리스크는 여전히 떠안고 있다.
25일 현대건설의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별도 기준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06배, 1.01배 증가한 7조8928억원, 3727억원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유동비율 175.1%, 부채비율 135.4%, 이자보상배율 3.4 등으로 업계 최상위 재무구조를 기록, 영업성과와 재무성과 모두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이처럼 현대건설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은 국내 건설사들이 저가수주로 잇달아 '어닝쇼크'를 기록하는 동안에도 5%대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가져가는 등 독보적원 원가관리능력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은 해외 저가수주로 인한 손실이 크게 반영된 2013년에도 영업이익률 5.7%를 기록하며 국내 1위 건설사의 저력을 보여줬다. 다른 건설사의 경우 해외원가율이 100%를 훌쩍 넘어가면서 해외사업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현대건설의 경우 95% 수준의 해외원가율을 기록한 것"이라며 "특히 건설업이 국내외 경기에 민감한 산업인 만큼 이 같은 안정적인 수익창출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풍부한 해외수주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도 기대된다.
별도 기준 2016년도 연간 수주목표는 15조4000억원인 반면, 3분기 기준 신규수주는 6조7000억원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올해 4분기에 에콰도르 정유공장(40억달러), 중동 화공 프로젝트 등 5조원이 넘는 해외수주가 계획돼 있고 강남GBC(현대차그룹 신사옥, 2조원) 등도 대기하고 있어 수주목표 달성 가능성은 매우 높다.
특히 현대건설의 경우 상반기 매출액 기준 해외수주 잔액회전율이 4.3배로 타 건설사보다 두 배가량 높아 해외수주 절벽도 무난하게 방어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신영증권 측은 "2016년 해외수주 가뭄 시기에도 사우디아라비에 에탄 프로젝트(8000억원)와 쿠웨이트 LNG터미널(1조7000억원) 등과 같은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현대자동차그룹 피인수 이후 강화된 리스크 관리 능력과 변화된 발주 패러다임에 맞처 타국가 EPC기업과의 적극적인 컨소시엄 구성 방식, 금융 지원을 활용한 수주전략으로 꾸준한 해외수주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업계 최고 수준의 미청구공사액과 지난해 3분기에 비해 부쩍 늘어난 매출채권이다.
현대건설 미청구공사금액은 2조37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1089억원)에 비해 23.6%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SK건설 8332억원 △포스코건설 6383억원 △롯데건설 5648억원 △현대산업개발 1870억원 등 10대 건설사 4곳의 미청구공사액을 더한 값 보다도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청구공사는 공정률에 따라 기성금을 수령하는 건설사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청구공사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매출채권보다 회수기간이 길고 못 받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손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아 회수를 못 할 경우 장부상 이익은 바로 손실로 반영된다.
매출채권은 지난해 3분기(1조139억원)에 비해 1.06배가량 증가(1조807억원)했다. 반면, 이 기간 경쟁업체인 삼성물산의 매출채권은 24.9% 줄어들었다.
매출채권은 발주처에 공사비를 요청했지만, 산출 시점을 기준으로 받지 못한 미수금을 말한다. 공사대금을 청부해서 못 받으면 매출채권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아직 청구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미청구공사로 각각 잡힌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국내 대형건설사들과 컨소를 구성해 진행 중인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의 경우 공사대금 미입금으로 한동안 중단된 사례도 있다. 이들 건설사는 공사비를 현금 대신 원유로 받기로 하고 공사를 재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수금은 일반적으로 대손충당금 비중이 작어 발주처 파산으로 공사비를 받지 못하면 바로 부실로 이어진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져가고 있는 현대건설도 미청구공사금액은 물론, 늘어난 매출채권의 늪에 빠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