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당국 제동에 주가 상승세관세 무풍지대·실적·투자 계획 부각에 방산 대장주 지위 확고한국투자증권, 목표주가 130만원 제시…시총 5위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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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대형 유상증자 소식에 미끄러졌던 방산 대장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어느덧 80만원대에 올라섰습니다. 올해 초 30만원 초반이던 주가는 4개월 만에 150% 넘게 올라 지난 18일 기준 82만8000원을 기록했는데요. 

    가파른 주가 상승세에 따라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는 어느덧 9위에서 6위에 등극했습니다. 지난 18일 장 중 한때 주가는 86만원을 넘으며 현대차를 제치고 시총 5위로 올라서며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방산 섹터가 국내 증시의 주도주로 떠오른 영향입니다. 관세 충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데다 국내외 정책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세 무풍지대'로 주목받으며 잘 나가던 주가가 한풀 꺾인 건 지난 3월 20일 3조6000억원 규모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입니다. 

    통상 대규모 유상증자는 신주 발행을 통해 주식 지분이 희석되는 만큼 기존 주주들에게 단기 악재로 작용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역대급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직후 2주일 만에 주가가 30%가량 빠졌는데요. 발표 전 80만원대를 넘보던 주가는 55만원대로 미끄러졌습니다. 같은 기간 한화,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 한화오션 등 그룹주도 10% 이상 하락하며 동반 약세를 보였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설비 투자에 자금을 활용한다고 밝혔지만 증자 규모가 이례적으로 큰데다가 갑작스럽게 발표된 탓에 시장에 충격을 줬습니다. 

    특히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동자산은 지난해 기준 22조86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하는 등 이미 충분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턴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이후 증권사들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는데요. LS증권, 삼성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습니다. 

    그러나 흔들림도 잠시, 주가는 최근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에 대해 수차례 제동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금감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청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 수준으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이에 따라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악재를 상당 부분 덜어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금감원은 이같은 축소 결정에도 지난 17일 추가 보완을 요청했습니다. 유상증자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설명과 자금 사용 목적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당국의 연이은 제동에 투자자 보호가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이같은 흐름에 증권가에선 다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 성장세와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한 평가에 무게를 두는 모습입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는 4조7853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022억원입니다. 3개월 전 추정치 대비 매출액은 90.88%, 영업이익은 53.77% 증가한 수치입니다.

    유상증자로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확보해 수출 경쟁력이 강화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데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래 영업현금흐름과 차입금을 더해 동유럽 천무 유도탄 및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부 합작법인 투자, 유럽 유도탄·탄약·지상정비 거점에 6조3000억원을 투입할 방침입니다. 

    증권가에선 다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목표주가를 95만원으로 상향했습니다. 국내 증권사인 신한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60만원에서 80만원으로, LS증권은 86만원으로 올렸는데요. 

    100만원대 목표주가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교보증권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목표주가를 기존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은 21일 목표주가 130만원을 제시했습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무기체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방산 내부 조달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현지 거점 확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미래 수출 경쟁력이 강화할 전망"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