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비축 수요 2분기도 여전D램·낸드 가격 3~8% 동반 상승소폭 하락세 HBM 가격도 회복세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맑음'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제조사들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관세 정책으로 메모리를 비축하려는 수요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메모리 가격이 상승 전환한 까닭이다.

    2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D램과 낸드 플래시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 대비 3~8% 가량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분기 메모리 가격 하락폭은 제품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꽤나 큰 수준이었다. 범용 D램의 경우 8~13% 가격이 떨어졌고 낸드도 15~20% 하락폭을 기록했다. AI(인공지능) 수요로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하는 HBM(고대역폭메모리)도 1분기엔 5% 이하 수준으로 소폭 하락할 정도로 비수기였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2분기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더 커지면서 메모리 고객사들이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더 분주하게 움직일 것으로 관측된다. D램과 낸드 뿐만 아니라 HBM도 3~8% 대 가격 상승이 예고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로 매긴 상호관세에 대해 유예기간 90일을 적용하면서 당분간 메모리 수요는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에 힘이 실린다.

    트렌드포스도 최근 분석을 통해 "미국 정부가 대부분 지역에 90일 간의 상호 관세 유예기간을 적용하면서 메모리 공급사와 구매자 모두 거래를 서두르고 있다"며 "이에 따라 2분기 메모리 가격 상승폭이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관세 영향으로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선 전망이 어렵지만 일단은 단기적으로 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렌드포스는 "관세 변동에 더 민감한 미국 브랜드와 수출업체들의 수요가 올 상반기까지 크게 앞당겨지면서 계절적 추세가 흐트러질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향후 미국 관세 향방이 올 하반기 메모리 공급 및 수요 동향과 가격 추세를 형성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덕분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발 저가 범용 메모리가 휩쓴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상반기엔 기대보다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만 해도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며 주목 받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영업익 6조 6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갤럭시S25 같은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 효과가 발생하는 1분기이긴 했지만 예상 밖에 범용 메모리 분야에서 수요와 가격 회복에 성공하면서 깜짝 실적을 냈을 것이라는게 증권업계와 반도체업계의 해석이다.

    잠정실적발표 없이 오는 24일 1분기 실적발표에 나서는 SK하이닉스도 역대급 1분기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기대되며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에만 6조 5000억 원을 훌쩍 넘긴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6조 7000억 원대 이상을 기록했을 가능성도 점친다.

    2분기는 관세 효과에 따른 메모리 수요와 가격 상승 효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당초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조 원 초반대에 머물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의견이었지만 지난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이후 6조 원 중반대까지 눈높이가 높아졌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성장세는 더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선 메모리 중에서도 가격과 수요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르고 확실할 것으로 단연 HBM을 꼽으면서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2% 증가한 8조 200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