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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로 우리나라 경제시계는 멈췄다.
기업들은 국정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인사는 물론 내년 경영전략까지 뒤로 미뤄 놓은 상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SK, 포스코 등 대다수 기업들은 대부분 내년 사업계획 수립 일정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쯤 내년 경영계획과 차기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인사에 나서야 하지만 주요 기업들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당초 계획대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은 지난달 8일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데 이어 23일 또 압수수색을 당했으며 롯데그룹은 연말로 예정됐던 인사를 내년 초로 미룬 상태다.
여기에 대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검찰에 소환된 데 이어 국정조사 증인까지 채택되면서 기업 내부 혼란은 가중됐다.
민간뿐만 아니라 공기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송성각 전 원장이 최순실 사태로 구속되면서 강만석 부원장의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도 2개월째 경영본부장이 사장 대행을 맡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임기가 만료됐는데도 아직 업무를 보는 공공기관장은 22명에 이른다.
기업들이 제 기능을 못하자 청년 고용시장까지 얼어붙었다.
청년실업률은 1999년 외환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의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0월 실업자는 92만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8만4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0.3% 포인트 오른 3.4%를 기록했으며 2005년 3.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청년 실업률은 전년 대비 1.1% 포인트 상승한 8.5%로, 10월 청년 실업률로는 IMF 외환위기 영향을 받았던 1999년(8.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청년실업률이 잇따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미래를 설계해야 할 대다수 젊은이가 내년에도 취업준비에 목을 매야 할 처지다.
경제 시계가 멈추자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2%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건국대 오정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년에는 2%대 성장도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경제 분야만이라도 서둘러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