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에 미방위 파행…이통3사, 마케팅비용 줄어 수혜 예상"일몰전까지 '지원금 상한제' 등 조기 폐지돼야"
  • ▲ 휴대폰 유통업체ⓒ뉴데일리경제DB
    ▲ 휴대폰 유통업체ⓒ뉴데일리경제DB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국정혼란으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의 법안들이 최근 국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 회부되지 못하면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내년 9월까지의 일몰기간을 다 채울 전망이다.

    이에따라 이통사들의 파격적 할인 마케팅을 꿈꿔왔던 소비자들과 통제된 보조금으로 개점휴업 상태의 휴대폰 유통업체들은 앞으로 1년여의 시간을 더 버텨야 한다는 생각에 그저 한숨만 내쉬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단통법 효과로 2014년에 비해 지난해 마케팅비 1조원을 줄인 이통사들은 내년까지도 마케팅비 지출이 줄 것으로 보여 수혜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든 단통법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해 이통사 간 요금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국정혼란으로 미방위의 109개 법안들이 국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 회부되지 못했다.

    109개 법안 중엔 단통법 개정안을 골자로한 ▲이동통신사업자 지원금과 단말기 제조업체 지원금을 분리 공시 ▲휴대폰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 ▲위약금 상한제 신설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등 총 11여개의 법안이 포함돼 있다. 

    아울러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청문회가 겹치면서 단통법 개정안 연내처리가 거의 불가능한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말해, 단통법 개정안의 핵심으로 꼽혔던 지원금 상한제의 조기 폐지 움직임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져, 내년 9월까지의 일몰기간을 다 채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개정휴업 상태인 휴대폰 유통업체들은 답답할 노릇이다.

    단통법이 시행, 보조금이 통제되면서 통신사를 옮기는 것보다 한 통신사에서 장기우대 고객 서비스를 받는게 나아 점점 한 통신사의 상품만 파는 대리점에 소비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이통사-유통점'간 ▲폰파라치 포상금 개선 ▲통보식 과도한 패널티 중단 ▲패널티 기준 확립 등을 골자로한 '1차 상생안'을 도출하기는 했지만, 원론적으로 지원금 상한제가 조기폐지 되지 않는 한 '폐업' 말고 답 없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휴대폰 유통점 종사자는 "최근 이통사들과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피부에 와닿게 나아진 것으로 아무것도 없다"며 "한동안 단통법 지원금 상한제 폐지 수순을 밟을 것이란 여론이 돌아 기대를 했었는데, '최순실 게이트'로 일몰기간까지인 내년까지 '버티기'에 돌입해야할 듯 하다. 그저 암울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단통법이 조속히 폐지되지 않는 이상 향후 1년간 폐업을 하거나 개점휴업 상태인 휴대폰 유통점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이라며 "국회에서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한국 통신사업 생태계를 저해하는 단통법을 조기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들 역시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앞으로 또 1년간, 보조금을 규제해 해외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가가 비쌀 것이 예상됨은 물론, 소비자를 위한 파격 할인 마케팅은 꿈도 꿀 수 없어서다.

    실제 미국 통신사들은 현지 고객들에게 갤럭시S7과 엣지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TV 한 대를 공짜로 주는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직장인 천모(30)씨 "우린 이통사에게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오직 보조금 밖에는 없으며, 스마트폰을 구입하는데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할 판"이라며 "내년 10월까지 이러한 흐름이 계속된다는 건 한국 소비자를 '호갱'으로 만드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1년 뒤 일몰될 제도로 정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어도 그냥 밀어붙이겠단 정부에 맞서, 국회가 어떤 식으로든 단통법을 조기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통사들은 단통법 효과로 향후 1년간 마케팅 비용부담이 또 줄 것으로 보여 내심 미소를 짓고 있는 모양새다.

    이통3사가 단통법 효과를 지난해 누린 마케팅비는 2014년과 비교해 모두 1조 원 가까이 줄었다. 올해 3분기 마케팅비용도 전년대비 비교해 모두 2357억 원 감소했다.

    이에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20대 국회서 단통법이 폐지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순실 게이트'라는 암초를 만나 여러모로 법 개정에 어려움이 일고 있다"며 "그러나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탄핵안을 가결시킨 것처럼, 소비자들과 영세업체들의 편익을 위해 단통법을 일몰 전까지 조기폐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