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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조선업계는 수주절벽이라는 전례없는 위기를 맞았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였다. 수천명에 달하는 인력을 감축했으며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도 매각했다. 분사를 진행하며 핵심인 조선해양에 집중하기 위해 몸집도 줄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조선 빅3는 역대 최악의 수주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불황에 따라 사실상 발주가 끊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6년 조선업계는 구조조정이라는 이슈가 떠나지 않았다. 조선 빅3는 올 상반기 강도높은 자구안을 채권단 및 주채권은행에 제출했고 이를 실행하며 구조조정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그 어느 조선사보다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수주절벽 가운데 전임 사장들이 각종 비리에 연루되면서 영업에 어려움이 가중됐다.
여기에 소난골 드릴십 인도마저 지연되면서 유동성 악화도 불거졌다. 산업은행이 추가 자금 지원을 결정하면서 한숨 돌렸지만, 계속되는 부채 상환은 대우조선해양을 끊임없이 압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6월 5조3000억원의 추가 자구안을 마련했던 대우조선해양은 최근에 6조원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거제지역 사원아파트와 복합업무단지마저 매각하면서 53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고비용 저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인력 구조조정도 함께 진행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연말까지 희망퇴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면서 연내 임직원을 1만명 이내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조선 3사 중 최악의 수주실적을 나타냈다. 자구계획을 제출하면서 53억 달러로 수주목표를 낮췄음에도 8억 달러라는 초라한 결과에 그쳤다.
삼성중공업은 25억 달러 규모 이탈리아 ENI社의 모잠비크 코랄(Coral) FLNG 프로젝트를 연내 계약체결함으로 수주목표를 50% 이상 달성할 것이라 자신했다. 하지만 올해가 10여일 남은 현 시점에서 연내 수주는 사실상 어렵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따라서 삼성중공업은 내년 초 코랄 프로젝트 등 해양플랜트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자구계획에 포함됐던 비핵심 자산 매각도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3사 중 가장 나은 수주실적을 보였다. 올해 목표 58억4100만 달러(조선해양플랜트 부문)에서 45억4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목표대비 77.7%를 달성했다.
이는 자구계획을 충실하게 이행하면서 조선해양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11월 15일 6개 비조선부문을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올 한해 구조조정도 활발하게 진행하며 재무구조 개선에도 적극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희망퇴직으로 2000여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현재 진행 중인 하이투자증권 등 비핵심 자산 매각도 조속히 마무리해 유동성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