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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증시는 상저하고의 패턴을 보이며 지수 고점은 3분기 후반에서 4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국내외 정책 불확실성 등이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달러 약세가 점쳐지고 국내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코스피 밴드를 1950~2250p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상장기업 실적이 반등 계기가 크지 않겠지만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주식 시장도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센터장은 "내년 상반기에는 올 상반기에 비해 역기저 효과로 실적 모멘텀이 제한되고 삼성그룹 등 지배구조 테마가 부각되면서 변동성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반기에는 실적 모멘텀 확대로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면서 코스피 밸류에이션도 확대돼 상승세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해 연간 상장기업의 지배주주 순이익이 9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에도 적어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코스피가 기초 체력을 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내년에 기업 이익이 부정적인 감액 부분을 감안해도 95조원으로 예상돼 적어도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될 것"이라며 "그동안 코스피가 좋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가 기업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인데, 올해와 내년에 연속으로 실적이 개선되면 과거 시장이 좋았을 때와 비슷한 모양새로 보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IT업종과 (철강, 화학 등) 시클리컬 업종의 실적 개선세는 구조적인 변화 때문으로 이같은 흐름은 내년 증시에도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의 구조조정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강달러 국면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돼 원자재 및 신흥국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국내 조기 대선, 유럽의 선거 등으로 국내 정책 불확실성이 크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일부 정책이 부정적인 변수로 영향을 끼친다는 전제하에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등 긍정적인 요인이 유효할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리서치센터는 미국의 트럼프 취임 이후 새 정부가 추진하는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국내 기업의 수출에 악재로 작용하는데 이견이 없지만 트럼프의 전체 정책 내용을 들여다보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달러 약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센터장은 내년 증시 주도 업종으로 IT 업종 중 하드웨어(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업종, 철강 등을 꼽았다.
또 이같은 흐름이 마진 회복기에 접어든 에너지, 소재 등 시크리컬 내 산업재 부문으로 확산될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구체적인 유망 종목으로는 삼성전자, NAVER, 삼성물산, POSCO, 현대중공업, 한국가스공사, 대림산업, KT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편, 국내 주식 외에 해외 또는 각종 금융상품 등으로 눈을 넓힌다면 그는 해외 주식이나 국내외 부동산 관련 금융 상품도 눈여겨 볼만하다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은 "리플레이션 환경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보니 일부 채권 자금이 주식이나 원자재로 이동할 수 있다"며 "원자재·신흥국 시장의 증시 반등은 1년짜리 일시적 현상이 아닌 중기적 트렌트로 볼 수 있어 신흥국 중 러시아 증시나 보호무역주의 강화될 경우에는 미국, 중국, 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관련 상품에 대해서는 국내외에서 5~6%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구조화된 상품, 부동산 펀드 등에 주목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상승해 금리가 올라도 실질 금리가 크게 오르고 있다는 체감이 덜할 수 있어 부동산 등 실물 자산에 대한 수요 확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