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반도체-전장부품-스마트폰' 등 분야별 희비 엇갈려"부품사업 호황, 스마트폰 부진 '상쇄'…전장부품 '미래먹거리' 부상"
  • ▲ 자료사진. ⓒ뉴데일리DB
    ▲ 자료사진. ⓒ뉴데일리DB


    삼성전자와 LG전자로 대표되는 국내 전자업계는 2016년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으로 국내 산업을 이끌었다. 특히 프리미엄 가전, 반도체, B2B 사업에서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경제 성장에기여했다. 

    전자업계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장부품 등 부품 사업의 호황과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이 겹치며 희비가 엇갈렸지만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며 한 단계 성장했다.

    올해 최대 이슈는 단연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의 단종 사태다. 차별화된 프리미엄 성능으로 8월 출시 이후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을 갱신하던 갤노트7은 연이은 발화 사고로 1·2차 리콜을 거쳐 출시 2개월 만에 단종됐다. 

    갤노트7 단종 사태는 2조원에 머물던 삼성전자 IM부문의 영업이익을 1000억원으로 끌어내렸고, 직접손실과 기회손실을 포함한 8조원의 손실을 남겼다. 갤노트7 여파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IM부문의 4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회수가 마무리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LG전자 역시 프리미엄 스마트폰 G5의 참패로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세계 최초로 적용된 모듈 방식과 LG 프렌즈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평이 이어지며 초기 흥행엔 성공했지만, 신기술·신공법·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미흡한 준비로 씻을 수 없는 실패를 기록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3분기까지 7921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고, 4분기 협력사에 대한 보상과 G5 재고 상각비가 겹치며 올 한해 영업손실은 1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LG전자는 1000명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는 수시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등 실적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 삼성 패밀리 허브 냉장고. ⓒ뉴데일리DB
    ▲ 삼성 패밀리 허브 냉장고. ⓒ뉴데일리DB


◆스마트폰 부진, '가전-부품사업' 호황 힘입어 상쇄

가전사업은 프리미엄 전략의 성공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TV와 생활가전 모두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확대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특히 북미시장에 대한 생활가전 판매와 B2B 사업 및 온라인 유통 판매가 확대되며 올해 2조 영업이익 달성이 유력하다.

LG전자의 가전사업 호조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사상 최초로 1조 영업이익을 돌파하는 쾌거를 달성했고 그에 대한 공로로 조성진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초프리미엄을 지향하는 LG 시그니처와 시그니처 키위트에 대한 반응이 예상을 넘어서며 LG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부품 사업의 호황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부품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반도체의 경우 D램, 3D 낸드플래시의 폭발적인 수요와 그에 따른 거래가격 상승이 겹치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견인했고, 전세계 시장의 98%를 점유하고 있는 중소형 OLED 사업은 수급이 개선되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LG전자는 태양광, 모터, 컴프레서 등 부품 사업이 궤도에 오르며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014년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한 태양광 사업의 경우 견조한 수익성을 자랑하며 연간 8000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더불어 모터·컴프레서 사업은 외부 판매를 확대하며 경쟁력은 높여가고 있다.


  • ▲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사장(왼쪽), 하만의 디네쉬 팔리월 CEO(가운데),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박종환 부사장(오른쪽). ⓒ뉴데일리DB
    ▲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사장(왼쪽), 하만의 디네쉬 팔리월 CEO(가운데),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박종환 부사장(오른쪽). ⓒ뉴데일리DB


  • ◆자동차 전장부품, 핵심 '미래먹거리' 급부상

    올해 국내 전자업계의 가장 큰 변화는 자동차 전장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9조4000억원을 투입한 삼성전자의 통큰 행보에 관심이 집중됐다.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를 투자해 커넥티트카 및 오디오 분야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전장사업팀을 신설한 후 단숨에 전장사업분야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통해 연평균 9%의 성장세를 기록 중인 커넥티드카용 전장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하게 됐으며, 계열사간 협력 관계를 강화해 핵심 전략사업으로 전장부품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2000년대 초반부터 자동차부품 사업을 꾸준히 키워가고 있는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넘어 핵심부품에 대한 경쟁력을 확대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고 있다. GM의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에 들어갈 부품이 3분기 양산에 돌입하며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부품 공급 체결을 연이어 성사시키며 전장부품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국내 전자업계는 어려운 환경에도 제 몫을 다하며 국내 경제 성장에 큰 힘을 보탰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에 접어들며 사업 환경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지만 선진 기술력과 혁신 제품,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개척에 집중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