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석탄-저렴한 석유' 시장상황 기반 긍정적 시황 올해도 이어질 듯위기 보다 기회 더 많아…'증설-합병'과감한 투자 기반 '점프업'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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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산업은 지난해 선진국 소비 위축에 따른 세계 경제 위기에도 안정적 수요를 바탕으로 견조한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세계 정상급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 역시 높은 수익을 올렸다.
9일 업계는 석탄 가격 상승으로 위기를 맞이했던 석탄화학과 저유가로 정상 가동되지 못했던 가스화학의 영향으로 석유화학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호항을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유가 분위기와 석탄 가격의 하락 등 석유화학에 불리한 시황을 예상하는 일부 전문가도 있지만 여전히 유가는 배럴(barrel)당 50달러대, 석탄 가격은 톤(ton)당 9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유가 40달러, 석탄 100달러였던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석탄 가격 t당 50달러로 다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석탄화학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이 오염된 환경 때문에 석탄 생산량을 줄이면서 석탄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심각한 대기 환경 오염 만큼 오르고 있는 중국의 인건비도 석탄 단가를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중국이 생산하고 있는 화학제품은 거의 대부분 석탄으로 만든다. 저렴한 석탄으로 석유화학 제품 보다 저렴하게 시장에 내놓았던 화학제품들이 앞으로는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급과잉으로 지목하며 위기설을 조장했던 석유화학 제품들 중 대부분은 중국의 석탄화학에 밀려 힘들었던 품목이다.
석탄은 탄화수소가 고체로 돼 있는 것으로 액체 탄화수소인 석유 보다 가공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비싼 공정 가격을 극복했던 석탄 가격이 비싸지는 순간 석유화학 제품 보다 저렴하게 시장에 등장하기는 불가능한 것이다.
▲유가, 배럴당 50달러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 높다… "가스화학 대비 필요"
저유가는 석유화학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유가가 저렴하면 생산 단가가 하락하고 일정한 수요를 유지하는 석유화학 제품의 특징에 따라 일정하게 유지되는 판매 가격으로 마진(margin)이 증가한다.
업계는 미국 제45대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당선으로 인해 일어나는 많은 변화 중 유가 상승을 손꼽고 있다. 시중의 달러를 금리 인상이 아닌 원유 가격 상승으로 줄이면서 달러의 가치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유가 상승을 통해 미국 현지의 셰일가스(shale gas) 생산이 시나브로 회복될 경우, 가스화학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가스화학에 대비하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사들이 많은 상황에서 업계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가스화학 설비 가동은 위기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들 전문가들은 일부 가스화학 설비에 대한 투자를 철회했던 기업들은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위기설 잠재우고 미래를 향해 쏜다
지난해에는 삼성그룹이 석유화학에서 완전히 손을 뗐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입만 열면 화학제품 공급과잉을 외치며 위기설을 조장했다.
대한민국 1등 그룹의 업계 이탈과 정부측 전문가들의 엉뚱한 진단으로 업계를 보는 시각은 지난해 우울했다. 업계 종사자들은 역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지난 2016년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말로도 다 담기 힘든 호황이었다.
현재 대한민국의 중추 산업인 석유화학을 이끌고 있는 LG-롯데-한화-SK그룹 등은 여전히 석유화학 산업을 한국의 미래를 이끌갈 핵심 업종으로 생각하고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롯데와 LG 등은 석유화학으로 2조원대 영업이익을 한화와 SK 역시 석유화학 부문에서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노력과 시황이 맞물리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것이다.
새해에도 석유화학 업계는 위기 보다는 기회가 더 많다. 석유화학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들은 증설과 합병 등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기회를 살리려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지난해 농화학 분야에 진출을 선언했다. 석유화학(유기화학)을 넘어서서 무기화학이라는 분야로 포트폴리오(portfolio)를 확장한 것이다. 지난해 인수를 마무리한 팜한농을 통해 세계 인류 증가에 따른 식량 부족 문제를 대비해 품종개량, 비료, 농약 등의 분야에 올해는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롯데, 한화, SK 등은 석유화학과 경쟁적인 관계에 있는 가스화학에 투자하고 있다. 롯데는 중앙아시아, 미국 등 가스화학 공장을 건설했고 최근에는 여수에도 가스화학 설비를 건설하겠다는 투자 결정을 내리면서 석유화학을 대체할 수 있는 가스화학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화는 저렴한 가스를 활용해 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존 설비를 더 많이 활용하기 위해 가스 저장 시설을 확충했고 SK는 천연가스와 함께 병산되는 프로판(propane)을 활용해 화학제품인 프로필렌(propylene)을 생산하는 설비 투자를 지난해 완료한 상태다.